어린이집에 다니는 성현이는 2009년 3월생이다. 한국나이로는 네 살, 만 나이로 세 살이다. 정확히 따지면 3년7개월이다. 그런데 보육 나이로는 만 2세다. 보건복지부가 올해 보육비 지원 대상을 정하면서 2009년생은 모두 만 2세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 이런 사실을 잘 몰랐던 성현이 엄마는 하마터면 무상보육 혜택을 놓칠 뻔했다. 성현이의 실제 나이가 만 2세를 넘은 만큼 어린이집 무상 이용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올해의 경우 보육 나이 기준으로 만 0~2세는 부모 소득에 상관없이 전 계층에 보육비를 지원하지만 만 3~4세는 소득 하위 70%에게만 지원한다. 성현이네는 월 소득인정액 기준으로 소득 상위 30%에 속한다. 성현이 엄마는 “왜 이렇게 나이를 헷갈리게 정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0~2세뿐 아니다. 모든 연령대에서 보육 나이는 아이의 실제 나이와 다르다. 보육 나이 기준으로 올해 만 0세는 2011년생, 만 1세 2010년생, 만 2세 2009년생, 만 3세 2008년생, 만 4세 2007년생, 만 5세는 2006년생이다. 올해 10월 기준으로 실제 나이가 만 2세 이하(2010년 10월 이후 출생자) 여야 무상보육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2009년 1월 이후 출생자까지 만 2세 이하로 간주해 지원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실제 나이와 보육 나이는 최대 2년까지 차이가 난다.

반면 양육수당은 실제 나이를 그대로 반영한다. 만 0세는 12개월 미만, 만 1세는 12~24개월 미만, 만 2세는 24~36개월 미만까지 지급하는 식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보육비를 지원할 때 보육 나이와 실제 나이가 차이나는 것은 반 편성 문제로 불가피하게 생겨난 일”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초등학교 1학년이 2005년생인 것처럼 어린이집에서도 0세반, 1세반, 2세반 등을 편성할 때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하지만 부모들의 혼선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는 물론 일선 복지 현장에서 보육 나이와 실제 나이의 차이를 보다 정확히 알려주거나 다른 방식으로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게 복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