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신공원 일대..'한강방어 전투'때 전사

서울 한복판인 동작구 노량진 소재 사육신공원 일대에서 6.25전쟁 초기 한강방어 전투에서 전사한 국군전사자 유해가 발굴돼 화제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지난달 13일부터 전사자 유해발굴 작업이 시작된 사육신공원 일대에서 신원 미상의 전사자 유해(두개골)와 함께 수류탄, M1 소총탄, 대검 등 다수의 전투 잔해물이 발굴됐다고 1일 밝혔다.

사육신공원은 6.25전쟁 당시 한강 인도교와 철교를 동시에 통제할 수 있는 중요한 지형(무명 39고지)으로, 국군 혼성 7사단 예하 1개 대대가 배치돼 철교를 통해 한강을 건너려는 북한군 4사단 예하 부대에 맞서 싸워 다수의 전사자가 발생한 곳이다.

이번 유해발굴 작업은 경기도 시흥시에 거주하는 김태운(71)씨가 11세의 어린 나이에 목격한 장면을 유해발굴감식단에 제보하면서 시작됐다.

김씨는 "1950년 7월 가족을 따라 피난을 갔다가 돌아오니 사육신 묘역 일대에 수많은 국군전사자 유해가 널려 있었는데 마을 사람들이 교통호에 20~30구를 매장하는 것을 보았다.

지금이라도 그분들이 발굴돼 현충원에 묻혔으면 좋겠다"며 제보했다고 유해발굴감식단은 전했다.

발굴작업에는 육군 52사단 장병을 비롯해 매일 50~60명이 투입되고 있으나 김씨가 증언한 장소는 수차례 묘역 확장으로 지형 변화가 많았던데다 사적지(서울시 지방문화재 제8호)라서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해발굴감식단은 이달 15일까지 사육신공원 발굴작업을 진행하고 필요하면 기간을 연장할 방침이다.

유해발굴감식단장인 박신한 대령은 "이번 유해발굴은 평소 우리가 별다른 생각 없이 다니며 생활하는 곳들이 불과 60년 전에는 참혹한 전투현장이자 수많은 국군전사자가 잠들어 있는 호국의 현장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사례"라며 유해발굴사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당부했다.

유해발굴 작업이 시작된 2000년부터 현재까지 발굴된 전사자 유해는 총 5천219구이며 이중 국군전사자는 4천384구다.

서울 도심지역에서 다수의 전투 잔해물이 발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