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충남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사고 이후 피해지역 주민들이 다양한 유해물질에 노출돼 각종 환경성 질환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7일 태안군에 따르면 태안환경보건센터가 지난해 11월부터 1년여간 관내 소원.원북.근흥.이원면 등 4개지역 주민 1만여명과 초등학생 600여명을 상대로 실시한 건강조사 결과 방제작업에 참여한 주민들에게서 천식, 피부염, 결막염 등 알레르기 증상이 정상인보다 최고 4배까지 높게 나타났다.

또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우선감시오염물질로 지정한 다환방향족 탄화수소로 인한 유전물질 손상지표인 `8-히드록시티옥시구아노신'의 농도가 태안 해안가 주민들은 1ｇ당 5.32㎍ cr 수준으로 일반인 평균 3.3~4.8㎍ cr보다 크게 높았다.

지질의 산화손상지표인 MDA 농도도 피해주민들은 4.46㎍/ｇ cr으로 일반인 평균 1.18㎍/ｇ cr보다 4배 가까이 높아 사고 당시 유해물질 노출이 유전물질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다양한 화학물질에 대한 복합적 신체반응이 유발되는 다중화학물질 과민증도 정상인의 2배까지 증가했다.

방제작업에 장기간 참여한 주민들에게서는 일부 호르몬의 대사이상이 관찰됐고, 해안지역 초등학생들의 천식 유병률은 태안의 다른 지역 학생들에 비해서도 2배가량 높았다.

센터 관계자는 "주민들의 건강상태는 남아 있는 유류 유해성분의 영향보다는 사고 당시 엄청난 양의 유해성분에 대한 노출과 장기간의 방제작업에 따른 영향으로 추정된다"면서 "2차 영향조사와 다른지역 해안 또는 외국 사례와의 비교검토를 거쳐 내년 5월 이후 종합 후속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진태구 태안군수는 이날 기름유출 사고 발생 2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들의 건강상 피해를 최소화하고 주요 질환에 대한 조기 검진과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공공의료의 인적.물적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면서 "정부는 유류유출 사고로 인한 주민들의 건강영향 문제뿐 아니라 태안을 비롯한 서해안의 다양한 환경보건 문제를 포괄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국제 수준의 환경보건연구소 건립에 적극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태안연합뉴스) 유의주 기자 y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