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국회의원을 지낸 임인배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사진)은 지난해 정형근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등 정치인 출신 공공기관장들과 조촐한 모임을 가진 적이 있다. 이 자리에서 임 사장은 "(우리가) 낙하산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데 기업인이나 서울시 관료 출신 기관장보다 잘 하지 못하라는 법이 없다. 역동적으로 일해 3년 임기가 끝난 뒤 훌륭한 CEO였다는 평가를 받자"고 말했다.

취임 1년을 즈음해 15일 기자와 만난 임 사장의 관심은 온통 서비스 품질 제고와 신 수익기반 창출에 쏠려 있다. 전기안전공사는 전봇대에서 가정 빌딩 아파트 공장 발전소 등에 이르기까지 전기의 안전한 사용을 책임지는 '종합병원'으로 불린다. 하지만 업무 범위가 국내에 한정돼 있고 주기적인 안전 점검과 고장수리가 일의 대부분이다 보니 임 사장의 취임 초기만 해도 조직에 활력이 없었다.

임 사장은 조직 문화를 혁신하기 위해 '1초 경영'이란 경영철학을 앞세워 시간날 때마다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사내에 '1초경영추진위원회'를 조직해 220개 아이디어를 얻었고,이 가운데 24개를 중점 추진하고 있다. 그는 "1초 경영은 무조건 빨리하자는 게 아니다"며 "다른 회사보다 1초 빨리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을 만족시키고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임 사장은 이 같은 경영철학을 모아 '위기 때는 1초경영을 펼쳐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임 사장은 회사의 수익기반 창출을 위해 취임 이후 해외사업을 중점 추진한 결과 올해는 작년에 비해 10배나 많은 매출을 해외에서 올려 20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작년엔 태국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이나 글로벌 기업의 현지 공장의 정밀 안전진단과 기술 컨설팅을 했다"며 "올해엔 몽골과 베트남에서 현지 전기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벌이고 내년엔 필리핀,2010년엔 인도네시아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사장은 "우리 민간기업들이 해외에 더 진출해 돈을 벌수 있도록 교두보를 마련해 주는 것도 공기업의 역할"이라며 "전기설비가 낙후된 국가에서 지속적으로 전기안전 교육을 실시하면 장기적으로 한국 기업들이 자재와 설비를 수출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