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제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카르타고인은 적대적인 리비아인과도 교역했는데 그 방식이 매우 특이했다. 리비아 해안에 도착한 카르타고 선원들은 아무도 없는 해안에 상품을 하역하고 배로 철수한 다음 연기로 신호를 보낸다. 연기 신호를 본 리비아인은 해안에 나와 상품을 검사하고 대가로 합당하다고 생각한 양의 황금을 두고 숲속으로 철수한다. 리비아인의 철수를 확인한 카르타고인은 다시 상륙해 황금을 살펴보고 상품의 대가로 합당하다고 판단하면 황금을 가지고 철수한다. 만약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상품과 황금을 그대로 두고 다시 배로 돌아가 기다리면서 무언의 흥정을 계속한다. Herodotus의 <역사>

카르타고인과 리비아인은 만나면 칼을 빼들고 싸우는 사이였지만 거래 과정에서 리비아인이 상품만 가지고 달아나거나 카르타고인들이 황금만 챙겨 달아나는 일은 없었다고 한다. 이러한 거래가 지속될 수 있었던 까닭은 다음 중 무엇인가?

① 우연한 상황일 뿐 일상적인 거래는 아니다.

② 신사협정을 존중하는 고대 사회의 무언의 약속이 있기 때문이다.

③ 고대사회의 때묻지 않은 순수한 인간성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④ 상대방의 재산을 빼앗아 얻는 이익보다 교역의 이익이 크기 때문이다.

⑤ 적이라도 승부는 정정당당하게 겨룬다는 지중해의 문화가 작용하고 있다.

[ 해설 ] 교역은 인류의 역사만큼 오래된 것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기술과 능력을 지녔으며, 서로 다른 기술이나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끼리 교환하면 모두에게 이익이라는 사실을 발견하면서부터 교역은 시작됐다. 물론 고대에는 같은 영토 내에서 지역 특산품을 교역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제시문에 나온 것처럼 적대국과 전쟁을 하면서도 서로에게 이익이 될 경우 교역은 일어났다. 교역은 이처럼 거래 당사자 모두에게 이득을 안겨준다. 이를 이론으로 체계화한 것이 리카아도의 비교우위론이다. 상대방의 재산을 빼앗아 얻는 이익보다 교역의 이익이 크기 때문이라는 ④번이 바른 설명이다. 직관적으로 풀 수 있는 비교적 쉬운 문제지만 거래가 일어나는 기본 원리를 묻는 중요한 개념으로 비교우위의 구체적인 내용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물론 교역의 이익은 자유로운 교역이 보장돼 있을 때 극대화될 수 있다. 만일 상대방의 재산을 뺏는 등 자유로운 교역이 보장되지 않으면 교역의 이득이 생길 여지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