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과 달리 법학·의학전문대학원 희망자 `소수'
서울대·고대는 절반이 경영·경제 전공 희망

사건팀 =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을 계기로 신설된 자유전공학부의 신입생들 중 법학·의학·치의학전문대학원 지망자는 상대적으로 적고 경영·경제학 전공 희망자가 오히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자유전공학부가 법학·의학·치의학전문대학원 진학 준비반처럼 운영될지도 모른다는 일각의 우려와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5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대가 이번 학기 수강신청에 앞서 올해 자유전공학부 신입생 157명을 개별 면담해 희망 전공을 파악한 결과 경영·경제학 전공 희망자가 절반 가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경호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장은 "희망 전공에 대해 정확히 통계를 내지는 않았고 물론 나중에 바뀔 가능성도 있지만 의외로 법학·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겠다는 학생은 드물었다"고 확인했다.

연세대나 고려대는 자유전공학부 신입생들의 지망 학과를 아직 공식 집계하지는 않았으나 법학전문대학원 지망자는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학교 관계자들은 파악하고 있다.

고려대의 경우 경영학 전공 지망자와 사법시험 준비를 희망하는 이들이 대략 절반씩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영수 고려대 자유전공학부장은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학생들과 간담회를 해 구체적인 비율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건국대는 자율전공학부 신입생 120명(문과 80명, 이과 40명)에게 향후 희망 진로를 물은 결과 국제기구나 언론사 취업, 각종 고시 및 자격증 시험 응시 등이 절반에 이르렀다.

법학·의학전문대학원을 지망하는 학생 비율은 4분의 1 가량이었고 나머지 4분의 1은 뚜렷한 진로를 정하지 않은 상태였다.

자율전공학부 지원 이유에 대해서는 학생 40%가 `자율적으로 공부하고 싶어서'라고 답했고 `전공 선택 전 탐색'과 `다양한 학문을 접할 수 있어서'를 답한 학생들이 각각 30%였다.

경희대의 경우 자율전공학과 188명을 상대로 희망전공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151명 중 60명(39.7%)이 경영대와 커리큘럼이 유사한 `글로벌 비즈니스' 전공을 택했다.

사실상 로스쿨 준비 과정으로 보이는 `글로벌 리더' 전공은 51명(33.8%), 이공계 융합 과목을 배우게 될 `컨버전스 사이언스' 전공은 27명(17.9%)이 선택했다.

13명(8.6%)은 언론정보학과와 영어영문학과 등을 지망했다.

이화여대는 스크랜튼학부 자유전공 신입생 40명의 희망 전공을 조사한 결과 법학·의학전문대학원 진학을 언급한 학생은 5명 이하였다.

이대 관계자는 "학부에서 주전공은 인문 쪽으로 지망하고 그뒤 장래희망으로 법학·의학전문대학원을 써 낸 학생들이 있긴 하지만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았다"며 "순수 학문을 하고 싶다는 학생도 많았다"고 전했다.

이런 조사 결과에 대해 대학 관계자들은 아직 입학 초기여서 희망 전공이 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일각에서 제기했던 `로스쿨 준비학원화' 우려는 일단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유전공학부는 법학전문대학원 도입에 따른 법대 학부 폐지를 계기로 올해 전국 20여개 대학에 신설됐다.

(서울=연합뉴스)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