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의대생 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용산경찰서는 20일 피해 망상증에 시달린 끝에 형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동생 정모(21)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정씨는 지난 9일 새벽 2시30분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 R 오피스텔 친형 집에 모자와 목도리로 얼굴을 가리고 찾아가 형(23)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동생 정씨는 어릴 적부터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숨진 형에게 이유없이 괴롭힘을 당하며 부모로부터 편애와 괄시를 받고 있다는 피해 망상증에 사로잡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동생이 평소 `형을 죽이겠다'고 말해왔으며, 사건 당일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PC방 업주로부터 `그만두라'는 말을 듣자 이를 형의 탓으로 돌리고 범행을 저질렀다" 전했다. 경찰은 외부 침입이나 금품을 훔친 흔적이 없어 면식범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오던 중 오피스텔 CCTV 판독에서 얼굴을 가린 채 정문에 들어서는 동생의 모습을 확인하고 추궁한 끝에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