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는 한국인에게 위스키 나라로 잘 알려져 있지만 1백년 넘는 과학기술개발 역사를 가진 기술강국이란 사실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한국과의 연구개발(R&D) 및 투자협력을 위해 최근 서울에 온 레이몬드 프랜더가스트 스코틀랜드 국제개발청(SDI) 아ㆍ태지역 국장은 "한국과 스코틀랜드가 협력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로는 생명과학과 미세 전자기술을 꼽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코틀랜드가 인구 5백20만명의 소국임에도 전화 증기기관 페니실린 TV를 비롯해 복제양 돌리와 마스터 유전자 등 세계적인 연구 성과물을 냈다"며 "최초 개발국이라는 의미를 지닌 '스코틀랜드 퍼스트(First)'란 표현이 통용될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랜 역사를 거쳐 형성된 국제협력 R&D 인프라와 잘 갖춰진 인력양성 시스템,국가 차원의 산업화 지원 등을 성공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이에 힘입어 첨단 산업단지인 실리콘글렌에서는 IBM 모토로라 등 5백여개가 넘는 세계 유수 기업들의 연구소와 생산시설을 유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각국은 이제 자체 R&D에 전념하기보다는 기술과 지식의 공유를 통해 새로운 산업을 창출해내야 합니다." 프랜더가스트 국장은 "스코틀랜드는 기초기술의 상용화 연구를 수행할 중간기술연구소(ITI)를 설립해 향후 10년간 에너지 생명과학 디지털미디어분야에 총 4억5천만파운드(9천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한국과 여러모로 협력의 여지가 많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