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수지김(한국명 김옥분)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구속기소된 윤태식씨에 대해 재판부가 10일 징역18년을 선고하자 유족들은 가족들의 고통을 외면한 판결이라며 법정에서 주저앉았다. 서울지법 417호 법정 앞좌석에서 초조하게 선고를 기다리던 김옥님(수지김 여동생)씨 등 유족들은 재판부의 선고가 내려지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이것이 정의와인권을 위한 판결이냐"며 재판부를 향해 울부짖었다. 유족들은 "아내를 살해하고 간첩혐의를 덮어 씌운 살인범은 지난 15년동안 부와권력을 누리며 살아왔지만 가족들은 '간첩의 가족'이라는 누명을 뒤짚어 쓴 채 숨죽이고 살아왔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유족들은 재판이 시작되기전부터 법정 맨앞자리에 앉아 두손을 부여잡고 눈물을 훔치는 등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으며, 선고후 한동안 "이대로 법정을 나설 수 없다"며 재판부가 떠난 법정 바닥에 주저앉아 울었다. 재판부가 "모든 것을 실토하고 나니 식사도 아주 잘하고 소화도 잘 된다"는 내용의 윤씨가 지난 87년 안기부에서 범행을 자백한 진술서를 읽어내려가자 윤씨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재판부는 가족들의 반발을 우려한 탓인지 이례적으로 재판시작전 "선고후 잠시 휴정하겠다"고 고지했으며, 재판부가 고지한대로 윤씨에 대한 선고후 재판이 잠시 휴정됐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