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길 해군참모총장이 동료 장병과 각계 각층에서 보낸 성금을 서해교전 유가족에게 전달하려다 유가족의 항의로 곤욕을 치렀다. 장 총장이 16일 계룡대로 서해교전 순국 및 실종 장병 유가족을 초청, 그동안 해군본부에 접수된 성금(24억원)을 전달하고 위로하는 과정에서 유가족중 일부가 심하게 항의했다. 서해교전 중 실종된 한상국 중사 유가족은 한 중사가 바닷물에 떠내려 갔는지 침몰한 함정에 함께 수장돼 있는지를 확인하지도 않았는데 보상이나 성금을 운운할 수 있느냐며 거칠게 항의했다. 한 중사 유가족은 실종자 수색과 침몰 함정의 인양작업 등에 대한 결과를 듣기 위해 해군본부에 왔지 성금을 받으려고 온 것이 아니라며 성금 받기를 거부하고 성금전달 행사장을 나갔다. 또 다른 가족들도 교전을 벌인 함정을 둘러보니 너무나 열악한 상황에서 해군장병들이 근무하고 있다며 이같은 장비로 교전을 벌이면 우리 장병들이 또 다시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장비의 현대화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장 총장은 해군의 총수로서 좀더 좋은 환경에서 군복무를 하도록 하지 못한 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교전에서 발생한 문제점 뿐만 아니라 해군 장비의 현대화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해명했다. 장 총장은 이어 아무리 많은 성금과 어떤 위로의 말을 하더라도 유족의 심정을 헤아릴 수는 없지만 극한 상황에서 나라를 위해 산화한 장병들이 있었기에 국가가 존립할 수 있는 것이라며 순국장병의 정신을 기리고 유족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해군사관학교 출신으로 해군 대위로 제대한 고 윤영하 소령의 아버지 윤두호씨는 지휘관이 제대로 판단하지 못해 많은 피해를 보았다며 다른 유가족들을 위로해 유족들과 행사에 참석한 해군 관계자들을 숙연하게 했다. 한편 성금 분배는 전사와 실종, 그리고 부상 정도에 따라 차등을 두어 지급되며고 윤영하 소령 등 전사자 4명의 유족에게는 각각 2억7천만원이 지급되며, 실종된 한상국 중사에게는 2억7천만원의 조위금이 별도의 절차에 따라 지급될 예정이라고 해군은 설명했다. 이밖에 부상 장병들의 경우 국군수도병원 및 해군본부 의무감실의 판단기준에 따라 2억7천만원에서 1천만원까지 위로금이 차등해서 지급될 예정이다. (대전=연합뉴스) 백승렬기자 srba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