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성염색체 이상으로 생식능력을 잃은 불임남성의 고환조직에서 정자를 채취한 뒤 시험관 아기시술을 통한 신생아 출산에까지 성공했다. 삼성제일병원 비뇨기과 서주태.이유식 교수팀은 '클라이네펠터 증후군' 환자 신모(38)씨의 고환조직에서 정자를 채취, 시험관 아기시술을 거쳐 임신과 출산에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98년 벨기에 의사 팔레르모 박사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이 수술에 성공한 이후 이번이 세계에서 5번째 성공 사례이며 아시아에서는 처음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클라이네펠터 증후군이란 정상적인 남성의 성염색체에 X염색체나 Y염색체가 하나 더 있는 가장 흔한 염색체 이상질환이며, 이 질환에 걸려도 외부 성기에는 이상이 없으나 나이가 들수록 고환이 위축되면서 생식능력을 점차 잃게 된다. 남자 신생아 1천명당 1명꼴로 이 증후군을 갖고 태어나 현재 국내에도 4만여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나, 지금까지 다른 치료법으로는 임신과 출산을 기대하기 어려웠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서 교수는 "이번에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던 클라이네펠터 증후군 환자의 정자추출이 가능한 것으로 입증됐다"면서 "이 증후군을 앓고 있는 다른 환자들도 이제 아기를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