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영업맨은 의약분업이후 인기 상한가다. 단골이 많고 실적이 좋은 직원은 외국계 제약사나 중견 제약사들이 서로 스카우트 하려고 한다. 하지만 의사 약사등 전문가들과 상대하려면 실력과 끈기도 갖춰야한다. 유한양행 약국영업부 서울남부지점의 박종균 과장. 최근 몇년간 높은 실적으로 영업베테랑으로 통하는 그는 제약 영업맨이 되려면 프로정신을 가져야한다고 조언한다. 서울 천호동에 살고 있는 그는 7시30분께 경기도 광명의 사무실에 도착한다. 전날 받아온 주문서와 수금액을 접수시키고 간단한 영업회의를 마치면 그는 경제신문 시사주간지 각종 경영에세이 등을 읽고 시사 상식을 습득한다. 또 동료들로부터 약국의 동향에 대한 정보를 얻고 필요하면 외우거나 기록해둔다. "약사님들은 하루종일 상담하고 조제하느라 세상사에 어두운 경우가 많지요.신문에 난 가십이나 야담,인근 지역 약국들의 개폐업 및 경영상황,경기전망 등을 이야기해 주면 처음에는 무표정하게 듣다가 나중에는 귀를 확 열게 됩니다.이를 계기로 약사님들과 친해지면 어느새 주문량도 불어나고 꼭 필요한 영업맨이 되지요" 박과장은 영업맨으로서 몇가지 철학이 있다. 첫째는 무엇이든 협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다는 것. 협상에서 이기려면 시간,힘,정보가 있어야하는데 영업사원들은 약사에 비해 여유시간이나 가격결정 권한,약국관련 정보들이 많으므로 협상에서 절대우위에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는 것. 둘째는 절제와 희생이다. 약국이 잘된다고 무조건 물량을 많이 투입하거나 영업하기에 좋은 구역이라고 먼저 차지하려 다투지 않고 열악한 지역이라고 해도 투덜거리지 않는 것이다. 어려운 자리에서 열심히 하다보면 주위의 인식도 바뀌고 맡은 구역의 약국도 더불어 활성화된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박과장은 "영업사원하면 흔히 술자리가 잦고 가정에 불성실하다는 선입견을 갖지만 잘못된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스스로 충실한 가정생활과 신앙생활을 통해 실적달성과 관련한 강박감,동료간.지점간.업체간의 치열한 경쟁스트레스를 극복하고 있다"면서 낙천적인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