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길을 가다 호랑이를 만났다고 가정해 보자. 가슴이 뛰고 머리털은 곤두서면서 혈압이 오를 것이다. 이처럼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타나는 신체적인 변화를 유도하는게 "스트레스 호르몬"이다. 우선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시상하부 앞쪽에서 코르티코트로핀방출호르몬(CRH)이 나온다. CRH는 뇌하수체를 자극해 부신피질자극호르몬(ACTH)을 분비하도록 한다. 이에 따라 부신에서 여러 호르몬이 나온다. 에피네프린이나 노르에프린은 심혈관계에 작용, 혈압을 올리고 심장 박동을 증가시킨다. 코르티솔은 간에 저장돼 있던 글리코겐을 포도당으로 변환해 당장 육체적인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든다. 알도스테론은 소변 생성을 감소시키고 나트륨 축적으로 혈류량을 증가시켜 혈압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팔 다리 등 신체기관에 풍부한 산소와 영양소가 공급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갑상선 호르몬 분비도 증가한다. 갑상선 호르몬은 기초대사율 및 유리지방산과 포도당 신합성을 증가시킨다. 호흡 및 맥박을 증가시키고 혈압이 올라가도록 한다. 또한 불안감을 조성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스트레스가 이처럼 흥분만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칼에 찔렸을때 또는 둔기에 맞았을때 인체를 통증으로부터 신속하게 회복시켜 주는 호르몬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엔돌핀이다. 즐거울 때 많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진 엔돌핀은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아도 생성된다. 이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끼도록 해 스트레스에 대비할 정신적인 여유를 주고 통증을 경감시키기 위함이다. 신동원 <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