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경기 중.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17일 밤과 18일 오전까지 20∼40㎜의 단비가 내렸다. 이날 오전 6시까지 파주에 45㎜, 동두천 34㎜, 오산 30㎜, 연천과 이천에 27㎜의 비가 내려 농작물 보다 더 갈증에 시달렸던 농민들의 목을 적셔주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비로 고추와 옥수수, 고구마, 콩 등 밭작물은 거의 해갈이 됐으나 논바닥이 갈라진 벼를 위해서는 누적 강수량이 최소 80㎜는 돼야 한다고 밝혔다. 상처로 비유할 수 있는 논바닥의 갈라진 틈은 약 50㎜ 이상의 강수량이면 상처가 아물듯 갈라짐이 사라지기 때문에 지금까지 내린 비의 양은 벼의 상처를 치료하는 효과를 지니고 있다. 치료에 이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논의 적정 담수량인 30㎜의 수위를 유지해야하는데 앞으로 30∼50㎜의 비가 더 내려준다면 올 가을 추수에 큰 지장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장마때와 같은 집중 폭우는 농작물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농진청은 밝혔다. 장기간 단식을 한 사람이 갑자기 폭식을 할 경우 위장에 큰 부담을 주듯이 농작물도 서서히 수분을 흡수해야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벼의 경우 논바닥이 갈라지면서 뿌리가 산소 공급을 충분히 받고 있다가 갑자기 논의 물이 차버리면 산소 공급이 중단돼 오히려 뿌리의 활성을 둔화시킬 수있다는 것. 농진청은 하루 종일 비가 내리면서 서서히 논에 물이 차오르면 벼의 스트레스도 줄고 뿌리의 활성도 되살아나 양분 흡수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농진청 관계자는 "이번 비를 이용해 파종이 늦어진 밭작물을 서둘러 심도록 하고 특히 다가올 장마에 대비해 배수로를 정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해갈도 해갈이지만 이젠 장마를 준비하는 농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원=연합뉴스) 신영근기자 drop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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