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동리(1913∼1995)와 함께 한국소설의 양대산맥을 이루었던 황순원씨가 14일 오전 8시 서울 동작구 사당동 자택에서 숙환으로 타계했다.

향년 85세.

1915년 평안남도 대동군 출생인 황씨는 숭실 중학과 일본 와세다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31년 등단한 황씨는 모더니즘 계열의 시를 발표했으나 1940년이후 소설에 치중,''목넘이 마을의 개''(1948) ''독짓는 늙은이''(1950) ''카인의 후예''(1953) ''나무들 비탈에 서다''(1956) 등을 상재했다.

60여년간 1백편의 단편과 7편의 장편을 쏟아낸 황씨는 한국단편문학의 전범을 보여준 장인(匠人)중의 장인으로 꼽힌다.

그의 문장은 간결하고 서정적이다.

황씨는 ''독짓는 늙은이''의 결벽성으로 문장을 갈고 다듬었다.

군더더기없는 문장은 그가 시로 창작생활을 시작했음을 일러준다.

해방후 월남한 황씨는 1957년 이후 경희대 문리대 교수로 재직하며 소설가 전상국 조세희 조해일 한수산 등을 길러냈다.

그가 추천한 작가로는 이호철 서기원 김지원씨 등이 있다.

황씨는 일찍이 예술원상,아시아자유문학상,3·1 문화상,대한민국 문학상 본상 등을 수상했다.

''소나기''등은 영화화돼 상당한 관객을 모았다.

생전에 그의 전집은 3차례 간행됐고 그때마다 황씨는 원고를 수정,문학적 완결성을 추구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양정길 여사와 장남 동규(시인·서울대 영문과 교수),차남 남규(주식회사 나성 대표),3남 진규(미국 거주)씨와 딸 선혜(미국 거주)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영안실.

발인은 18일 오전 8시.

장지는 충남 천원군 경천면 동항리 풍산공원묘지.

정부는 한국문학에 끼친 그의 공로를 고려,금관문화훈장을 추서키로 했다.

(02)760-2011

윤승아 기자 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