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으로 민간항공기 조종사들이 파업에 돌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여객 및 화물운송에 비상이 걸렸다.

대한항공(KAL)의 기장과 부기장 등 조종사 1천2백명이 가입한 대한항공운항승무원노조의 하효열 부위원장(부기장)은 18일 "조종사들의 신분이 ''청원경찰''로 돼 있어 노동부와 회사측이 운항승무원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조종사를 청원경찰 신분으로 묶어두고 노조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오는 31일부터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하 부위원장은 "지난 9일부터 조합원을 상대로 파업 참여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의 95%가 파업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운항승무노조는 20일부터 28일까지 파업 찬반투표를 벌여 과반수의 찬성을 얻으면 민주노총의 총파업 돌입일인 31일부터 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조종사들이 파업을 강행할 경우 대한항공의 비행기들이 김포공항의 주기장 등을 점령해 KAL 뿐 아니라 다른 비행기의 이착륙도 제한받아 심각한 항공운항 차질이 빚어지게 된다.

노동부 관계자는 "대한항공운항노조가 지난 3월초 노조설립 신고서를 냈으나 청원경찰로 돼 있는 조종사의 신분 문제로 반려됐다"며 "노조로 인정받지 못한 집단이 불법파업을 강행할 경우 업무방해에 따른 형사상 조치와 함께 결항에 따른 손실을 노조가 배상토록 회사측이 민사소송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최승욱 기자 swchoi@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