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소비자는 경기변동에 따라 지출액이 급변하는 불안정한 소비지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외식이나 오락과 같은 선택적지출의 비율이 94~96년의
경우 62.2%를 기록, 1인당 국민소득이 2~3만달러에 달하는 선진국의 유형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소비자가 외상이나 돈을 빌려 사용하는 소비자신용잔액은 96년말
현재 총 85조4천억원으로 90년이후 연평균 25.6%씩 증가해 급격한 경기
악화로 인한 소비자파산의 우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1일 "우리나라 소비실태 연구 결과"를 통해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 시점에서 한국의 개인당 소비재 수입액은 일본의 3.4배,
내구재 수입은 5배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나타난 우리나라의 소비형태를 살펴본다.

<>대형화 및 고급화 : 지난 94년 4백리터이상 대형냉장고 판매비중은
일본이 23.0%에 불과한 반면 우리는 55.9%나 됐다.

또 1천cc이하의 경차 판매비중은 우리나라가 지난 95년 3.9%에 불과했으나
일본은 94년에 이미 22.6%를 기록했다.

<>에너지 과소비 : 85~95년중 연평균 에너지소비 증가율은 9.6%로 미국의
1.6%와 일본의 2.8% 보다 크게 높았다.

반면 에너지 소비효율은 낮아 1천달러 상당의 생산이 이뤄질 때 사용되는
에너지 톤수는 95년기준으로 우리나라가 0.41t에 달해 <>일본 0.15t <>독일
0.20t에 비해 훨씬 많았다.

또 국민소득 1천달러당 물 소비량은 <>우리나라 52.8 <>일본 11.6
<>독일 13.4 <>프랑스 16.0 등으로 나타났다.

<>외제선호 : 지난해 수입의류에 대한 소비지출 규모는 전체 의류소비의
19%에 달하는 2조8천2백52억원으로 93년이후 연평균 62.4%씩 늘어났다.

술도 양주의 소비량이 폭증, 작년 양주 수입액은 2억5백30만달러로 91년
이후 매년 37.5%가 늘어났다.

<>낭비 : 작년 도시근로자의 외식비 지출비중은 10.0%로 일본(4.0%)의
2배를 넘었다.

또 냉장고의 대체주기는 7.1년으로 미국(15년)보다 배나 빨리 새 것을
구입했고 세탁기는 미국보다 7년이 짧은 6년에 그쳤다.

<>부채 : 개인 가처분소득에 대한 소비자신용 잔액비율은 90년 18.3%에서
96년에는 33.9%로 높아졌다.

미래의 소득을 믿고 우선 지출하는 이같은 형태는 신용카드 이용금액
비중에서도 나타나는데 우리나라는 작년에 12.6%로 고도신용사회에 들어선
미국(11.2%)과 일본(4%)을 크게 앞질렀다.

특히 우리의 경우 신용카드 이용의 48.2%가 신용대출 등 카드론으로
사용됨에 따라 빚을 갚지 못하는 소비자파산상태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유택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