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거래승인 조회업체에서 1만6천여명의 회원정보를 꺼내
5억8천여만원을 챙긴 신용카드 전문위조단 8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지검 특수2부 (문영호 부장검사)는 17일 신용카드 거래승인
조회서비스업체인 C&C정보통신의 주컴퓨터에서 신용카드 회원정보를
빼낸 뒤 해외에서 1천여매의 위조카드를 만들어 5억8천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박경빈(41)씨 등 6명을 전산망보급확장과 이용촉진에 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공범 권태화(36)씨 등 2명을 지명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등은 지난 5월 C&C정보통신 전산과장으로 근무하던
김선근(36)씨로부터 1만6천여명분의 신용카드 회원정보를 넘겨받아 일본
동경등지에서 1천여매의 카드를 위조, 이중 211매를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일본 현지에서 아르바이트생을 고용, 신간센열차 정기권을
구입케 한 후 다시 환불받는 수법으로 4억9백여만원을 현금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또 이들이 국내에서도 유흥비 등의 명목으로 가짜 매출전표를
만들거나 (일명 카드깡) 전자제품 상가 등에서 고가의 물품을 구입했다가
중고품가게에서 되파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1억6천여만원을 현금화했다고
밝혔다.

검찰관계자는 "정보가 유출된 신용카드 회원들의 명단을 신용카드회사에
통보해 카드지급정지 및 재발급조치토록 했다"며 "C&C정보통신을 제외한
나머지 7개 신용카드거래승인조회업체에서는 회원정보유출사례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만큼 추가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신용카드 거래승인 조회서비스 업체에서 회원정보가 유출돼 신용카드
위조 범행에 직접 사용된 것이 적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 김인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