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음성군 금왕읍 원도심이 위치한 무극리와 금석리 일대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충북 음성군 금왕읍 원도심이 위치한 무극리와 금석리 일대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전국 집값이 들썩인 지난해, 지방에서는 입지에 따라 희비가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상승한 지역 내에서도 인프라를 갖춘 원도심 집값은 급등했다.

1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집값은 12.98% 상승했다. 수도권은 16.01%, 지방은 10.15% 올랐고,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집값이 하락한 곳은 1.32% 떨어진 세종시가 유일했다.

다만 집값이 상승한 지역이라도 지방에서는 입지에 따라 큰 차이가 나타났다. 수도권은 도심부터 외곽 지역까지 가격이 고루 올랐지만, 지방의 경우 도심과 외곽 여부가 집값을 가르는 척도로 작용했다.

일례로 충북 음성군은 지난해 집값이 10.0% 상승했지만, 외곽 지역 집값은 제자리이거나 오히려 하락했다. 음성군 금왕읍 내송리 '우원' 전용 41㎡는 2017년 8월 5000만원에 손바뀜됐지만, 지난해 7월에는 4400만원에 팔렸고 지난달에는 4800만원에 거래됐다. 지역 집값이 오른 시기 역주행을 한 것이다.
충북 음성군 금왕읍 금석리 '음성금왕시티프라디움'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충북 음성군 금왕읍 금석리 '음성금왕시티프라디움'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금왕읍 본대리 '광일' 전용 47㎡는 2018년 5월 3800만원에 매매됐지만, 지난해 7월에는 3500만원으로 하락했고, 지난 3월에는 2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이 단지 부근에 신규 산업단지와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기에 인프라 개선이 예상되지만, 집값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금왕읍 오선리 '극동미라주' 전용 59㎡는 2017년 7월 7000만원에 거래됐다가 지난해 8월 7300만원에 팔리며 가격이 소폭 올랐다. 다만 지난 5월에는 4900만원까지 주저앉았다.

이와 반대로 금왕읍 금석리 '음성금왕시티프라디움' 전용 84㎡ 가격은 2017년 8월 2억4600만원에서 지난해 7월 3억원으로 21% 올랐다. 최근 거래가는 지난 5월의 3억1000만원이다. 같은 지역 '음성금왕두진하트리움' 전용 84㎡ 가격도 2017년 8월 2억원에서 지난해 8월 2억5000만원으로 상승했고, 올해도 2억5000만원 내외에서 거래되고 있다.

5년간 꾸준히 집값이 오른 단지와 그러지 못한 단지의 차이는 원도심 여부에 있다. 음성금왕시티프라디움과 음성금왕두진하트리움은 금왕읍 원도심에 위치했고, 다른 단지는 원도심에서 1.5km 이상 떨어진 외곽에 위치했다. 이 이유로 원도심 집값이 5년간 25% 내외로 오르는 동안 외곽 집값은 30~40% 하락한 것이다.
금왕읍 무극리에 초등학교와 도서관, 중학교가 나란히 위치한 모습. 해당 중학교는 반경 약 5km 이내에서 유일한 중학교다.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금왕읍 무극리에 초등학교와 도서관, 중학교가 나란히 위치한 모습. 해당 중학교는 반경 약 5km 이내에서 유일한 중학교다.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금석리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방은 수도권처럼 인프라가 고루 갖춰지지 못했다"며 "오랜 기간 학교, 병원, 은행, 마트 등의 인프라를 구축한 원도심과 외곽 지역의 차이가 크다"고 설명했다. 원도심에 거주한다면 도보로 다녀올 수 있는 학교나 마트도 외곽에서는 차를 타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경찰서 지구대나 소방서 등도 원도심에만 자리 잡고 있다"며 "애초 인프라가 열악하다 보니 일상생활부터 위급한 상황까지 원도심과 외곽의 차이가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도 "새 아파트 단지의 입지를 물색하는 경우에도 원도심 여부는 매우 중요하다"며 "신규택지지구는 단지가 들어선 후 교통·교육·업무 등 사회기반시설이 조성되기까지 입주민이 불편을 감수해야 하지만, 원도심은 입주와 동시에 다양한 편의 생활을 누릴 수 있어 청약 대기자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강조했다.

음성(충북)=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