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포터널 시작 지점인 서울 양천구 신월나들목(IC) 인근 제물포길. 이 길을 지하화하는 공사가 최근 시작됐다. 서울시 제공
제물포터널 시작 지점인 서울 양천구 신월나들목(IC) 인근 제물포길. 이 길을 지하화하는 공사가 최근 시작됐다. 서울시 제공
서울 여의도에서 경인고속도로 진입부를 거쳐 신월나들목(IC)까지 7.53㎞ 구간(제물포길)을 지하화하는 ‘제물포터널’ 공사가 이달부터 본격화한다. 상습 정체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2020년께 이 터널이 개통되면 양천구 신월IC에서 영등포구 여의도까지 출퇴근 시간이 40분대에서 10분대로 단축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 터널의 수혜 단지로 최근 재건축 사전 준비에 들어간 목동아파트와 신정뉴타운 등이 꼽힌다.

◆‘상습 정체’ 제물포길을 지하터널로

8년 만에 착공한 제물포터널…"목동·신월동 반사이익"
제물포터널 출발점인 신월IC에는 도로 중앙 가로분리대를 철거하기 위한 방호벽이 설치돼 있다.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곳에서 여의도까지 구간을 왕복 4차로로 잇는 지하터널을 건설한다. 종점부 진출입로는 여의도 전경련회관 앞쪽, 지하철 9호선 샛강역 인근 등 두 곳에 마련된다. 샛강역 인근 진출입로는 올림픽대로와 연결한다.

제물포길은 경인고속도로 진출입로와 맞물려 출퇴근 시간이면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하곤 한다. 제물포터널은 이 같은 정체를 상당 부분 해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울시는 터널 이용 차량을 매일 6만대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터널이 완공될 때까지 제물포길 구간은 유지한다. 터널 개통 후엔 차로를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줄인 뒤 녹지 및 생활편의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총사업비 4546억원 가운데 서울터널(주)이 82.6%인 3753억원, 서울시가 나머지 793억원을 투입한다. 서울터널(주)은 대림산업이 주관사로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금호산업, 롯데건설 등 7개 건설회사가 참여하고 있다. 사업비는 산업은행이 주로 부담할 계획이다.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이 없는 민간투자사업(BTO)으로 진행된다. 통행요금은 2007년 사업 구상 당시 1846원이었다. 개통 시 실제 요금은 2000~3000원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신정뉴타운·목동 ‘교통 호재’

제물포터널이 뚫리면 신정뉴타운의 여의도 접근성이 크게 좋아진다. 현대산업개발과 두산건설이 3045가구를 선보이는 신정뉴타운 1-1재개발구역은 이달 이주를 시작했다. 올 연말 일반 아파트를 분양하고 2019년 7월께 완공할 예정이다. 인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곳 조합원분 전용면적(이하) 85㎡(1466가구)는 4억8000만원대, 59㎡(724가구)는 3억8000만원대에 사들일 수 있다. 대출을 빼면 실투자금은 1억5000만~2억원가량이 필요하다. 신정뉴타운 내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2-1구역(1497가구)은 이주 전 단계로 관리처분계획을 수립 중이다. 시공사는 삼성물산이다. 1-4구역에 들어서있는 롯데캐슬 59㎡ 고층 매매가는 4억원 전후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중순보다 4000만~5000만원 올랐다.

제물포터널 대부분은 목동아파트 일대를 거쳐 통과한다. 터널 개통 후 녹지 등으로 단장되는 제물포길 공간 대부분이 목동에 속해 있다. 교육 여건이 양호해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목동은 최근 재건축 추진 소식까지 겹쳐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지난해 초 9억원 안팎에서 거래되던 목동5단지 95㎡는 9억원 후반대를 호가하고 있다. 95㎡ 전셋값은 올 들어 7억원을 넘어섰다. 1년여 전보다 1억5000만~2억원가량 올랐다. 목동 1~14단지 2만6000여가구는 2018년부터 모든 단지의 재건축 추진이 가능해진다. 이를 위한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안을 마련 중이다.

목동 일대와 달리 터널 종점부인 여의도 주민들은 터널 공사를 반대해 왔다. 공사 기간 동안 생기는 소음 및 분진 등을 이유로 들어서다. 지난해 말 여의도 주민 8명은 서울행정법원에 서울제물포터널사업계획 취소 소송을 냈으나 소는 최근 각하됐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