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공도 하기 전에 성과급부터 챙기려 했던 서울의 한 재개발조합이 성난 조합원들 앞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

서울 마포구 아현뉴타운 내 아현3구역 주택재개발조합(조합장 유기홍)은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지난달 말 조합원 총회에서 철거용역업체와 정비업체에 74억원의 성과급을 책정한 안건을 공식 철회했다.

▶본지 4월1일자 A21면 참조

조합 관계자는 "모든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내용의 안내문을 발송할 예정"이라며 "조합 임원이 아닌 철거업체와 정비업체에 대해 그동안의 사업 추진에 대한 성과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조합원 반대가 심해 철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합 측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일부 조합원들은 조합장 사퇴를 요구하는 등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인터넷 카페모임인 '아현3구역 재개발 입주자 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는 구재익씨는 "앞으로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조합장을 포함한 조합 간부들의 해임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서울 서부지검도 아현 3구역 재개발조합을 압수수색했으며 조만간 수사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아현3구역은 마포구 아현동 635 일대 노후 · 불량 주택지(20만7527㎡)를 재개발해 아파트 3063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현재 철거작업을 90% 끝낸 상태이며 오는 5월께 착공할 예정이다.

재개발조합 측은 지난달 말 열린 조합원 총회에서 세입자 보상액 축소 등을 통해 사업비를 절감했다며 철거업체와 정비업체 등에 74억원의 성과급을 주는 안건을 통과시켜 논란을 빚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