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집값 급등세를 보였던 서울 노원.강북.도봉구에서 최근 들어 아파트 매매가 급감한데 이어 급매물이 잇따르는 등 집값이 하락세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23일 부동산정보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아파트 매매값 상승률 1위(21.31%)를 기록했던 노원구에 이달 들어 급매물이 잇따르고 있다. 상계동 일대 아파트는 최근 매수세가 사그라지면서 보람아파트 109㎡형의 경우 최고가(4억6000만~4억7000만원) 대비 4000만원 정도 싼 4억2000만~4억3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와 있다. 하지만 매수 문의 자체가 없는 실정이란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상계동 P공인 대표는 "노원구 아파트 시세가 본격 하락세에 돌입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시세보다 10% 이상 저렴한 급매물이 늘고 매수세가 자취를 감추면서 약세 국면에 진입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중계동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중계동 주공5단지 80㎡형은 5월에 3억6000만원까지 팔렸으나 지난주엔 3억3000만원으로 내렸고,하계동 온천 청구 105㎡형도 5억6000만원에서 5억5000만원으로 1000만원 떨어졌다.

거래도 크게 줄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서울 도봉구의 경우 지난 4월 1410건이 거래됐으나,5월에는 229건으로 83.8%나 급감했다. 또 노원구는 지난 4월 1593건에서 5월에는 497건으로,강북구는 4월 321건에서 5월 211건으로 줄었다.

여름방학 이사철이 무색할 만큼 전세 거래도 거의 없다. 중계동 T공인 대표는 "예년 같으면 학원 전세 수요가 몰리면서 '여름방학 전세특수'가 있었으나,올 여름방학에는 이런 분위기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달 초 입주를 시작한 은평구 불광동 현대힐스테이트도 전세 수요가 없어 109㎡형의 경우 2억5000만원 이상에 계약됐던 전셋값이 지금은 1억8000만~2억원에도 안나간다.

정호진 기자 hj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