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버려졌던 땅들이 최근 들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부활하고 있다. 사업주가 망했거나 사업성이 낮아 공사를 중단한 현장들이 주거시설로 대거 탈바꿈하면서 분양에 성공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 것. 최근 주상복합아파트 청약열풍을 몰고 온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캐슬골드는 외환위기 이전에 업무용 빌딩으로 짓기 위해 14층까지 골조가 올라갔던 현장이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진로아크리스백화점 부지 일부에도 포스코건설이 시공하는 주상복합 '더샵 서초'가 들어서고 있다. 이수건설도 경기도 일산 백석동의 청구 오딧세이 부지에 주거용 오피스텔 '이수 브라운스톤 일산'을 짓고 있다. 이 땅은 지난 97년 말부터 시공사의 부도로 펜스만 쳐진 채 5년간 묵혀있던 사업부지다. 또 유진기업이 인천 부평에서 공급중인 '마젤란21'도 12년 동안 방치된 현장에 들어서는 주상복합아파트다. 모 건설업체가 토목공사를 마치고 부도난 상태에서 유진이 인수했다. 이같은 추세에 대해 해밀컨설팅의 황용천 사장은 "주거시설을 지을만한 땅이 없는데다 자투리땅마저 값이 치솟아 건설업체들이 공사가 중단된 현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주로 상업지역에 위치한 이 현장들은 토지 용도변경을 통해 주거용으로 바뀐 뒤 분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