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경쟁률만 놓고 보면 주택시장은 공급자 중심처럼 보인다. 공급에 비해 수요자가 크게 몰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주택업체들이 공급자 중심의 상품만을 내놓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 눈 높이에 맞추는 상품으로 승부를 거는 추세다. 수요가 많기는 하지만 소비자 안목은 더욱 높아지고 상품에 따라 청약률이 크게 달라지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평면 마감재 단지조경 등을 잇따라 선보이는 것은 소비자 성향을 따라잡기 위한 업체들의 노력으로 볼 수 있다. 혁신적인 평면 =천편일률적인 평면이 사라지고 있다. 20평형대 아파트에 침실 4개와 욕실 2개를 갖춘 아파트가 있는가 하면 방 2개와 거실에다 안방을 길쭉한 형태로 베란다쪽에 배치하는 3.5베이 평면도 선보이고 있다. 아파트 측벽에 부채꼴모양의 날개방을 달아 측면조망이 가능한 설계도 관심을 끌고 있다. 평면구조를 입주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가변형 아파트는 꽤나 보편화돼 있다. 주부들의 관심인 수납에 신경을 쓴 설계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현관에 창고를 만들어 손님을 위한 옷장이나 대형 수납장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마이너스 옵션 기지개 =분양가격이 높다는 일부 지적에 따라 주택업체들이 분양가를 낮추는 방법 가운데 하나로 마이너스 옵션을 시행하고 있거나 검토중이다. 냉장고를 주방벽에 고정시키면 보기에는 좋지만 가격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있을 수 있다. 물론 냉장고는 분양가에 포함되게 마련이다. 그렇지만 소비자 가운데는 냉장고는 내 소득수준에 맞게 선택하고 싶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이처럼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는게 마이너스 옵션제다. 아직까지 마이너스 옵션제를 도입한 주택업체는 많지 않지만 시장압력에 따라 마이너스 옵션제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마이너스 옵션제 시행여부는 소비자 선택에 따라 달려있다는게 주택업체들의 전망이다. 몸만 오라는 오피스텔 =주거용 수요층을 겨냥해 오피스텔 공급업체들은 오피스텔에 숟가락까지 갖추려는 움직임이다. 세탁기 냉장고 조리시설 등은 기본이고 숟가락까지 구비할 계획이라고 강조한다. 이삿짐을 싸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 임대매매를 촉진시킬 수 있다는 업체들의 판단때문이다. 최근들어선 아파트 평면과 거의 비슷한 오피스텔도 선보이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오피스텔이 아파트 대체상품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런 용어는 알아두자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방문해 보면 3베이, 4베이라는 용어를 듣게 된다. 베이(bay)는 영어로 만(灣)이란 뜻이다. 바다로 돌출한 육지가 만이다. 아파트에선 발코니를 바다로 가정해 보자. 당연한 얘기지만 방과 거실이 발코니에 접하게 된다. 발코니에 닿은 방과 거실의 숫자에 따라 3베이냐 4베이냐로 결정된다. 방-거실-방 순서로 거실에 접하면 3베이가 된다. 김호영 기자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