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보증기금은 지난해까지 서울 공덕동 본사사옥(지상 20층) 사무실에 설치된 형광등을 쓰면서 연간 1억6백만원의 전기료를 냈었다.

이 회사는 삼성에버랜드에 의뢰, 지난해 12월 재래식 안전기를 전자식 안전기로 바꿨다.

올해는 전기료가 6천7백만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간 3천9백만원을 절약하는 셈이다.

신용보증기금은 고효율 조명기기로 교체하면서 1억5천만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저리의 에너지절약형 시설투자자금을 빌려 쓰기 때문에 올 40개월이 지나면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게 된다.

서울 북아현동에서 지은지 15년된 단독주택에 살고 있는 김민형(57)씨는 지난해 가을 주택외부에 단열시스템 리모델링을 한 덕택에 따뜻한 겨울을 보냈다.

김씨는 "지은지 오랜된 단독주택도 리모델링을 하면 아파트 못지 않게 따뜻하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서울 동소문동 한신.한진아파트 주민들은 지난 2월 아파트 지하에 폐열회수기를 설치했다.

연간 1억8천1백만원의 에너지 절감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폐열회수기는 보일러를 가동할 때 생기는 고온의 배기가스를 난방용 온수의 온도를 높이는데 이용할 수 있는 설비다.

지은지 오래된 건물은 대개 단열이 부실해 에너지가 낭비되고 있다.

같은 에너지량을 공급할때 우리나라 건물은 선진국의 60% 정도에 불과한 효율을 내고 있다는게 건축업계의 정설이다.

나머지의 에너지는 새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건물의 에너지소비를 줄이는 리모델링을 하면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삼성에버랜드 마케팅팀 하영준 과장은 "건물의 에너지소비 상태를 정확히 진단, 관련설비를 바꿔 주면 에너지 효율을 최대 40%까지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보증기금 본사사옥도 형광등과 안정기를 바꿔 에너지 효율을 37% 정도 높인 경우다.

에너지 절감을 위한 건물리모델링은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실속을 차리는 것이다.

빌딩 병원 호텔 산업시설 아파트 등에는 보일러 고효율조명기기 폐열회수기 등을 바꿔 주는 리모델링이 일반적이다.

에너지 절감을 위한 건물리모델링을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에 맡기면 소요자금의 전액을 연리 5.25%(신용대출시 최고 8.5%)로 빌려쓸 수 있다.

건설산업연구원 박용석 팀장은 "기후변화협약 대책의 하나로 정부는 건물에 에너지등급을 매길 방침이어서 앞으로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건물의 가치가 뛸 것"이라고 말했다.

단독주택은 아파트보다 보온에 약하다.

단독주택에 사는 사람은 아파트 주민보다 겨울에 추위를 쉽게 느낀다.

그래서 단독주택을 리모델링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가장 먼저 손대야 할 부분은 단열이다.

단열방법은 크게 세가지다.

외벽과 내부를 각각 나눠서 할 수도 있고 동시에 해도 된다.

단열효과는 외벽과 내부를 함께 해야 극대화된다.

굳이 하나만 택한다면 외벽단열이 효과적이다.

단열의 주재료는 스티로폼이다.

외벽단열의 경우 스티로폼으로 외벽을 싸고 드라이비트 사이딩패널 벽돌 등으로 마감처리한다.

내부단열 역시 스티로폼으로 벽을 싸고 석고보드로 마감 처리하는 게 일반적이다.

에너지 절감을 위한 리모델링은 사전진단을 받아야 효과적이다.

비전문가의 안목으로는 어떤 부분을 교체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에너지절약전문기업은 에너지관리공단에, 단독주택 또는 소규모 시설공사 전문업체는 리모델링연구회(02-3441-0847)에 문의하면 연락처를 확인할 수 있다.

김호영 기자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