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개발의 포인트는 차별화에 있다.

그러나 모든 개발업자들이 차별화를 위해 노력하지만 결과가 만족스러운
경우는 드물다.

이는 단순히 업종이나 외형의 차별화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차별화는 설계에서부터 외형 인테리어 업종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부동산
개발 전과정에 꼼꼼이 적용돼야 비로소 경쟁력을 갖는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다 자투리땅을 개발한 허모씨는 차별화로 재미를 본
경우다.

50여평에 지나지 않는 소규모 토지를 다가구로 신축하는 사업이었지만
허씨의 개발과정에는 전문가들도 배울만한 것들이 많다.

허씨의 구옥은 초등학교 인근의 54평 부지에 지어진 평범한 2층 집이었다.

주변에 다가구주택이 하나 둘씩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허씨도 좀더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주택으로 개축할 마음을 먹게 됐다.

여기저기 문의도 해보고 실제 건축중인 건물들도 둘러봤다.

북쪽으로 도로가 나있고 학교앞이고 주변에 고급주택이 밀집한 한적한
주택가라는 구옥의 입지여건상 다가구가 무난할 것으로 판단했다.

허씨는 다가구를 짓되 누구를 대상으로 어떻게 지을 것인가가 사업의
상패를 좌우한다는데 가장 먼저 주목했다.

이에따라 상가에서 적용되고 있는 "테마"를 다가구에도 적용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초등학교 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형이 모여사는 집"으로 테마를 정하고
주제에 따라 설계 및 평형배정 외형 등에 적용했다.

먼저 건물모양을 재미있는 동물모양(펭귄)을 형성화했다.

드라이비트로 짙은 하늘을 연상케하는 푸른색에 아이보리색 띠를 넣어
화사하게 외형을 꾸몄다.

다음으로는 설계부문인데 한층에 30평이 나오는 것을 한가구로 만들지
않고 15평짜리 2가구를 집어 넣었다.

한 가구는 큰방 1개와 작은방 1개, 그리고 거실을 약간 넓게 쓸 수 있게
해 아이들이 생활하기에 편리하게 만들었다.

물론 15평으로 한 가구를 만든 것은 초등학교 자녀를 둔 학부형의 가족
규모와 경제적 여건을 감안한 것이었다.

5개월이 소요된 공사를 무사히 끝내자마자 학부형들과 자녀들의 선호도가
높아 수월하게 마감됐다.

연면적 1백28평에 공사비가 평당 2백40만원(설계비)에 들어 총투자금액은
3억5백만원이었다.

그러나 차별화에 성공한 허씨의 다가구주택은 평당 약 4백만원을 받아 약
8천만원의 순수익(허씨가 거주하는 32평을 제외하고 계산)을 거두게 됐다.

결국 허씨는 자신의 구옥을 한 푼도 들이지 않고 개발하면서 거액의
임대수익도 올리는데 성공한 것이다.

< 김태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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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