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의원. /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의원. / 사진=뉴스1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과거 이재명 의원이 성희롱 발언 논란을 빚은 최강욱 의원 사건에 대한 자신의 발언을 막은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 의원이) 성범죄 문제에 대해서 단호하게 대처할 것을 몇 번이고 저와 약속했는데, 제가 비대위원장 시절 박완주 의원 제명 건이나 최강욱 의원 사건 등에 대해 (이 의원은) 거의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심지어 최강욱 의원 사건을 제가 이야기하려고 할 때 그런 발언들을 막기도 했다. 저는 이게 온정주의라고 생각했다"며 "대선 이후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이 의원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 의원의 당 대표 경선 불출마를 주장하는 이유에 대해 "이 의원에게 지금 얽힌 문제들이 많이 있지 않느냐"면서 이 의원의 '사법 리스크'를 정조준했다. 그는 "수사 관련해서도 너무 문제가 많은데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됐을 때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정치 보복'을 계속 시도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힌 박 전 위원장의 계획은 이날 사실상 무산됐다. 박 전 위원장은 민주 당원이 된 지 6개월이 되지 않아 당헌·당규 상의 '당 대표 피선거권'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간 박 전 위원장은 당무위원회 의결로 출마 조건을 조정할 수 있다고 피력해 왔지만, 비대위는 이날 "비대위원들은 박 전 위원장이 민주당의 소중한 인재이지만, 예외를 인정할 불가피한 사유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불허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