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도부와 도시락 오찬…용산공원 개방에 尹 "내셔널 메모리얼 파크로"
尹대통령, 취임 1년 이준석에 "고맙다"…'대통령 손목시계' 선물
취임 한달, 선거 승리 격려하며 '화기애애'…윤핵관 갈등설 등 민감현안 언급은 없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가 10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도시락 오찬'을 함께 하며 당정 간의 결속을 다지며 의기투합했다.

이날 오찬에는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최고위원단 등 9명이 참석했고, 대통령실에선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이진복 정무수석, 최영범 홍보수석 등이 배석했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공식적으로 당 지도부와 식사를 함께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여당이 압승을 거둔 6·1 지방선거 이후 8일만이기도 하다.

마침 이날은 윤 대통령 취임 한 달째이다.

이 대표는 11일로 취임 1년을 맞는다.

◇ 尹 "뉴스 챙겨보며 도어스테핑 준비…내가 나오는 뉴스는 못봐"
이날 오찬은 90분가량 이어졌다.

주로 올해 초 연달아 치른 선거 과정에서 노고를 격려하고, 윤 대통령 취임 이후 경험에 대한 여러 뒷이야기를 편안하게 나누는 자리였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승리로 이끈 당 지도부에 "고생했다"며 덕담했고, 특히 취임 1주년을 맞은 이 대표에게 "고맙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당에서도 윤 대통령이 취임 한달 동안 이룬 성과에 높은 의미를 부여하고,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공을 돌리며 화답했다고 한다.

언론인 출신인 조수진 의원은 윤 대통령의 상시적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에 대해 "미국 백악관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청와대 홍보수석이 30분씩 대신 하던 것을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전혀 하지 않았는데, 윤석열 정부가 들어와서는 대통령이 직접 한다"면서 "기자들도 좋아하고 기사 가치도 높아서 하루에도 몇 번씩 뉴스로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1층에 기자실을 잘 만들었다.

구조적으로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는 것 같다"며 공감대를 표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이어 "뉴스나 시사적인 내용을 자주 챙겨 보면서 도어스테핑 준비를 한다"면서도 "바빠서 내가 나오는 뉴스는 잘 못 본다"며 웃었다고 한다.

◇ '윤핵관' 갈등설 안나와…단일대오 의식한듯
이날 오찬에서는 이른바 '윤핵관'과 관련한 여러 갈등상황을 비롯, 사면, 인선 등 당 안팎의 민감한 정치현안에 대해서는 언급이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정진석 의원과 연일 공개적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이 대표조차도 전날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과 관련한 대화에 집중했다는 게 참석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이를 두고 국회의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지금 여권이 '단일대오'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참석자들이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는 언급은 피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앞으로 여당과 친밀도를 더 높여가겠다는 취지의 언급을 내놨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이번 지도부 회동에 이어 조만간 소속 의원 전원과 원외 당협위원장들까지 모두 초청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참석자들이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로 돌아와서 만난 기자들에게 "당과 대통령실의 관계는 앞으로 더더욱 돈독해질 것이란 확신이 오늘 모임을 통해 들었다"고 강조했다.

"백악관 스타일" 도어스테핑 호평에…尹 "바빠서 내 뉴스 못봐"
◇ 용산공원 개방 첫날…尹 "'내셔널 메모리얼 파크'로 이름 지으면…"
이날은 마침 대통령 집무실 인근의 용산공원 부지를 일반 국민에게 시범 개방한 첫날 이었다.

이에 따라 오찬에서도 용산개방이 자연스럽게 화제에 올랐다.

용산 집무실 주변의 시민공원 조성 계획과 관련해 한 참석자가 "뉴욕의 센트럴파크처럼 멋진 느낌을 주는 공원이 되면 좋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미군 부지를 모두 돌려받으면 센트럴파크보다 더 큰 공원이 된다"면서 "공원 주변에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위한 작은 동상들을 세우고 '내셔널메모리얼파크' 식으로 이름을 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청와대 상춘재 활용 아이디어에 대한 대화도 오갔다.

국민의힘 측 참석자가 "관람 시간이 오후 7시까지이니 7시 이후에는 상춘재를 외국 바이어 등을 위한 행사 공간으로 제공해도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하자, 윤 대통령은 "밤에 그런 것을 제공해도 괜찮겠다"고 반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의 '맛집 탐방'도 대화 소재가 됐다.

참석자들이 윤 대통령이 맛집에서 식사를 하며 시민과 소통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국밥집을 주로 가는데 군인 냄새가 난다"고 농담으로 화답했다.

집무실 내 회의실 탁자에 둘러앉아 한 식사는 갈비·미역국에 간단한 반찬과 과일을 곁들인 한식 도시락으로 대통령실 전속 주방장이 준비했고, 점심 자리인 만큼 반주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스타일" 도어스테핑 호평에…尹 "바빠서 내 뉴스 못봐"
한 참석자는 이날 메뉴에 대해 "당 지도부 1년을 기념하는 '생일상' 같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도시락 오찬을 결정한 배경에 대해 "육군본부 쪽 식당을 이용할 수도 있는데 대통령이 거기에 가니까 직원들이 불편해해서…"라고 설명하며 양해를 구했고 이에 권 원내대표가 "칼국숫집을 가도 된다"고 말해 참석자들이 전원 웃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관저가 완공되면 고기도 굽고 다시 모시겠다"고 했고, 정미경 최고위원은 "김건희 여사님과 같이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참석자들은 대통령실 방문 기념 선물로 '대통령 손목시계'를 받았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방문객에게 손목시계를 선물한 것은 취임식에 참석한 국민대표 방문, 천안함 용사 방문 때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