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총재 선거 앞두고 친대만 행보…청천백일기도 내걸어
일 총리 도전 다카이치, 대만 총통과 공개 회담…"안보 협의"

일본의 첫 여성 총리에 도전하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전 총무상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공개 화상 회담을 하고 집권 시 대만과 관계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1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전날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주석 신분으로 일본 총무상을 지낸 다카이치 중의원 의원과 화상 회담을 했다.

양측은 회담에서 지역 안보·경제, 산업 공급망 등 주제와 관련한 의견을 나누고 대만과 일본이 향후 각 분야에서 더욱 긴밀히 협력하기를 희망했다고 중앙통신사는 전했다.

차이 총통은 "대만과 일본의 상호 협조는 매우 강력한 유대로서 지역의 안정과 번영에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대만과 일본이 미래 각 분야에서 더욱 긴밀히 협력함으로써 양국 인민의 공통 이익을 증진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공개된 회담 사진 속에서 다카이치는 중국의 반발은 신경 쓰지 않겠다는 듯이 자기 뒤쪽 벽면에 대만의 청천백일기와 일본 국기를 나란히 걸어놓았다.

다카이치는 오는 29일 치러질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경선에 참여 중이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어긋난다면서 타국 관료와 정치인들이 공개적으로 대만 당국자들과 접촉하는 것을 반대한다.

중국은 대만을 전쟁 등 어떤 희생이 있더라도 회복해야 할 자국의 일개 성(省)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중국은 총리직에 도전한 일본 정치인이 대만 총통과 공개적인 회담을 한 것에 격렬히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다카이치는 중국과 거리를 두고 대만과의 우호를 강화하는 정책을 예고한 상태다.

다카이치는 중국의 인권 침해를 비판하는 국회 결의를 추진할 것이며 대만 유사(有事, 전쟁이나 큰 재해 등 긴급사태가 벌어지는 것)시 미국과 일본이 협력해 자국 영토와 국민을 지킬 수 있도록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총무상 재직 시절 태평양 전쟁의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반복적으로 참배하고 일본군 위안부 동원 등 일제의 국가 폭력 책임을 부인해 온 우익 성향의 정치인이기도 하다.

다카이치가 차기 총리 도전자 신분으로 차이 총통과 공개 화상 회담을 하는 이례적 행보를 보이기는 했지만 중국과 거리를 둔 채 대만과 관계를 더욱 긴밀히 하려는 흐름이 최근 일본 정계에서 도드라지는 모습이다.

미중 신냉전이 가열되는 가운데 일본에서는 대만의 안보 위협이 곧바로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영유권 등을 놓고 중국과 갈등 중인 일본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는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나카야마 야스히데(中山泰秀) 일본 방위성 부대신은 지난 8일 "대만과 일본은 코와 입처럼 가까워서 일본은 대만의 평화와 안정을 남의 일로 생각할 수 없다"고 언급해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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