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9월 초 대선 후보를 선출하기로 했던 경선 일정을 연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여권 1위인 이재명 경기지사로선 버텨야 할 검증의 시간이 늘어났고,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등 후발주자들은 뒤집기에 나설 시간을 벌게 됐다.

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15일 “모든 후보가 경선 일정을 늦추는 것 자체에 이견이 없어 일부 기간 연기를 결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확산하면서 다음달 7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던 지역 순회 경선을 치르기 어려워진 데 따른 것이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9월 5일(결선투표 시 9월 10일)께 민주당의 최종 대선 후보가 결정되는데, 이 일정을 연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당 선관위는 최근 경선 연기에 대한 찬반 여부를 두고 대선 후보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후보 6명 중 이 지사를 제외한 5명의 후보가 본경선 일정을 미뤄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이 지사 측은 당이 경선 연기를 결정하면 따르겠다고 했다.

다만 얼마나 연기할지를 놓고선 후보 간 의견이 달라 갈등이 다시 촉발될 수 있다. 이재명 캠프 총괄인 조정식 의원은 “10월 초 국정감사에서 야당의 대대적인 공세가 예상된다”며 “연기하더라도 국감에 들어가기 전까진 후보 선출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늦어도 9월 말엔 최종 후보가 결정돼야 한다는 뜻이다. 추격할 시간을 벌어야 하는 이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은 집단면역 형성 시기 등을 고려해 두 달 정도는 늦춰야(11월 초 선출)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다음주로 예정됐던 대선 경선 TV토론 일정도 취소했다. 박용진 캠프의 김정현 공보단장은 “코로나 시국에서 발은 묶더라도 말은 풀어줘야 하는데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당 선관위는 “국회의원 대상 코로나19 전수조사를 시행하는 상황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