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제주·인천을 시작으로 전국 267곳 차례로 개장
야간 음주·취식 금지, 체온 스티커, QR코드 대책 마련 부심
방역수칙 완화 속 피서객 증가 기대, 확산 계기 될라 우려도
전국 해수욕장 내달 1일부터 피서객 맞이 '기대 반, 우려 반'
방역 지침 완화 속 내달 1일부터 전국 280개 해수욕장이 순차적으로 개장을 예고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해수욕장에 대한 특별 방역 대책을 잇달아 내놓는 가운데 바이러스 변이종 출연과 방역 수칙 위반으로 대형 확산세의 계기가 되는 것 아닌지 우려도 나온다.

◇ 부산 해운대, 인천 을왕리, 제주 바다 '활짝'
내달 1일 해운대 해수욕장을 비롯한 부산지역 7개 해수욕장이 모두 문을 연다.

인천도 왕산, 을왕리·하나개 해수욕장이 이날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제주도내 12개 지정 해수욕장도 1일 일제히 개장해 피서객을 맞는다.

서해안 최대 규모 해수욕장인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과 태안군 만리포 해수욕장은 3일 개장한다.

남해안은 3일 경남 구조라 명사 해수욕장이, 전남은 9일 고흥 남열, 장흥, 수문 해수욕장을 시작으로 문을 연다.

강원도도 8일 양양군을 시작으로 10일 속초, 14일 동해, 15일 삼척, 16일 강릉 고성 등이 운영에 들어간다.

올해는 전국 277개 지정해수욕장 중 코로나19로 문을 열지 않는 곳 10을 제외하고 모두 267곳이 개장한다.

전국 해수욕장 내달 1일부터 피서객 맞이 '기대 반, 우려 반'
◇ 방역 대책은? '야간 음주·취식 금지, 체온 스티커, QR코드'
해수욕장을 낀 전국 지자체들은 대규모로 몰릴 피서객에 대비한 방역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인천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역 내 해수욕장에서 음주나 취식 행위를 금지할 예정이다.

백사장 면적 70% 범위에서만 2m 간격으로 파라솔 텐트를 설치할 수 있고, 안전관리 요원도 대거 투입돼 이를 관리할 계획이다.

안심 콜, QR코드, 수기 대장 방식으로 출입자 여부도 확인한다.

강원도 해수욕장은 체온에 따라 색상이 변하는 체온 스티커를 부착하고 입장하게 한다.

30만명 이상이 찾는 망상, 속초 해수욕장 등은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음주와 배달 음식 취식도 금지했다.

해수욕장 면적 4㎡당 1명꼴로 방문 가능 인원을 둬 사전 예약제도 운용한다.

경포 해변 등 4개 해변에는 발열 환자를 파악하는 드론을 띄워 해수욕장 관제 부서에도 전달할 예정이다.

충남도는 만리포, 꽃지, 몽산포 등 규모가 큰 해수욕장에 드라이브스루 발열 검사 부스를 운영하고, 경찰과 함께 집합 제한 명령을 위반이 있는지 단속 활동도 펼친다.

전국 해수욕장 내달 1일부터 피서객 맞이 '기대 반, 우려 반'
◇ '기대 반, 우려 반'
코로나19 확산과 변이 바이러스 출현으로 해수욕장 개장을 둘러싼 시민 반응은 엇갈린다.

해수욕장 일대 상인과 주민들은 모처럼의 성수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동현 인천 왕산해수욕장 번영회 총무는 "올해는 코로나19 여파에 장마까지 길었던 작년보다 지역 경기가 훨씬 나아질 거라는 기대감들이 있다"며 "주변 상인들 모두 이번 개장을 기다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올해는 특히 7월 1일부터 비수도권의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이 해제되는 등 방역 기준이 완화하면서 지난해와 비교해 더 많은 피서객 이동이 예상된다.

수도권과 KTX로 연결되는 강릉시의 경우 올해는 지난해보다 피서 인파가 50%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주 해안에도 이미 개장 전인 6월 들어서부터 밤낮없이 관광객이 해수욕장으로 방문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진다.

전완수 충남 만리포관광협회장은 "새 거리두기 지침 시행으로 만리포해수욕장에 피서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때문에 음식점과 숙박업소도 모처럼 특수를 누릴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전국 해수욕장 내달 1일부터 피서객 맞이 '기대 반, 우려 반'
하지만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지자체들이 내놓은 대책인 '안심 콜' 등은 강제성이 없어 방문객 자율에 맡겨져 있는 데다가, '체온 스티커' 등도 지난해 충분히 준비되지 않아 적용이 안 된 해수욕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해수욕장만 방역이 강화됐을 뿐 해수욕장 인근 식당가나 유흥가 등에는 아무런 방역 제약이 없는 상황이다.

부산 주민 최모(40)씨는 "해수욕장 방역만 되면 뭐 하냐"면서 "길 하나만 건너면 식당가 클럽에서는 다 옹기종기 붙어 앉아서 맥주를 마시고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데 방역 조치가 눈가라고 아웅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차근호, 최은지, 이재현, 이은파, 전지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