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샤이 진보' 투표 기대…여론조사 정확도 높아진 것도 변수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에 20%포인트 가까운 격차로 우위를 이어가면서 이를 좁힐 '숨은 표'가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민주당 내에서는 한명숙 후보와 오세훈 후보가 맞붙은 2010년 서울시장 선거, 정세균 후보와 오세훈 후보가 대결한 2016년 총선 종로 선거 등이 '숨은 표'의 사례로 자주 거론된다.2010년의 경우 여론조사 상으로는 오 후보가 선거기간 내내 10%포인트 넘는 격차로 앞섰지만 실제 개표 결과는 불과 0.6%포인트 차이의 신승이었다.2016년에는 여론조사만 놓고 보면 정 후보와 오 후보가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였으나, 실제로는 정 후보가 10%포인트 넘는 격차로 승리했다.이번 선거에서도 이처럼 여론조사에 반영되지 않은 '숨은 표'가 있을지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민주당은 현재의 격차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실망한 지지층이 여론조사 응답을 꺼리는 '샤이 민주' 현상이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고 해석한다.여기에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단일화 과정이 야당 지지층 결집을 가져온 측면도 있다고 본다.반면 전통적인 '샤이(shy) 표'는 야당이나 보수층에서 주로 나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민주당에서 같은 효과를 기대할 만하지는 않다는 반론도 있다.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26일 통화에서 "아무래도 보수에 비해 진보가 수세인 만큼 '샤이 진보'가 없지는 않겠지만 크진 않을 것"이라며 "진보 진영의 특징은 자기 가치에 대한 확신이기 때문에 수세에 몰린다고 자신의 주장을 숨길 확률이 보수보다 크지 않다"고 말했다.지난 몇 년 사이 여론조사 정확도가 높아졌다는 점에서 과거 사례를 단순 대입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법 개정으로 이동통신사가 임의로 생성한 가상의 '안심번호'를 활용하는 게 가능해짐으로써, 여론조사의 정확도를 보완한 무선 조사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실제로 지난해 총선에서는 일부 박빙 지역을 제외하고는 여론조사가 승패를 대체로 정확히 예측했다.리얼미터 배철호 수석전문위원은 "예로 든 사례들은 유선전화 조사를 많이 했던 시절로 표본의 대표성이 부족했다"며 "현재는 이를테면 '종로구 평창동에 사는 20대 남성' 등 대표성 있는 샘플의 틀을 이동통신사에서 받을 수 있어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유승민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이 25일 대선 승리를 위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홍준표 무소속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아우르는 대통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내 대권 주자로 꼽히는 유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좋은 선거 결과를 얻고 그만두시면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전당대회를 하는 수밖에 없다"며 "집단지도체제로 가는 게 맞는지, 단일지도체제로 가는 게 맞는지부터 정하고 전당대회를 통해 대선을 치를 당 지도부를 뽑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집단지도체제로 가는 게 어떠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보궐선거가 끝난 뒤 정계에서 떠날 것이라고 밝혀온 김 위원장은 전날 "4월 8일을 기해서 그만두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유 의원은 집단지도체제 전환에 대해 "국민의당이든 다른 야권 세력이든 대통합을 이루는 것을 전제로 하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현재 당 외부에 있는 안 대표와 홍 의원, 윤 전 총장 등을 집단지도부라는 체제로 아울러 대선을 치를 통합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구체적으로 안 대표, 홍 의원, 윤 전 총장을 거론하며 "국민의힘이 이 분들을 다 받아들이고 변화·혁신하면서 모든 분 중에 국민이 가장 경쟁력 있다고 생각하는,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고 보는 (단일) 후보를 뽑아 다음 대선에 임하는 게 큰 전략"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오래 했다. 야당에 오기 꺼려지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우리와 힘을 합치지 않으면 정권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4·7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25일 시작된 가운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현장 유세에 제약을 받자 여야가 치열한 온라인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SNS에서 자당 당색인 파란색과 국민의힘 당색으로 대표되는 빨간색을 대비시킨 '신종 색깔론'을 펼쳤다.김민석, 고민정 의원 등이 최근 공유한 영상에는 "'파란색이 싫어졌다'와 '빨간색이 좋아졌다'는 같은 말이 아닙니다"라며 "당신은 빨간색이 어울리는 사람이 아닙니다. 당신은 이제껏 단 한 번도 탐욕에 투표한 적이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나온다. 국민의힘에 투표하면 탐욕에 투표하는 것이라는 취지다.그러면서 "파란색이 미운 당신. 그 마음 쉽게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당신이 만든 파란색 정부가 남은 기간 힘을 낼 수 있도록 사람에 투표해주십시오"라고 호소한다. 해당 영상은 정철카피 정철 대표가 최초로 페이스북에 게시한 것이다. 정철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을 당시 구호였던 '사람이 먼저다', '나라를 나라답게'를 만들었던 인물이다. 민주당은 또 당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를 통해 20·30세대를 겨냥한 젊은 감각의 영상들도 다수 게재했다.1960년대 레트로 스타일 영상에서 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귀여운 어린이'로, 박주민 의원은 '꽃다운 나이 19세 청년'으로 분장했다.영상에서 이재정 의원은 달고나를 판매하는 박주민 의원에게 "아저씨, 이걸 잘 뽑으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라고 묻고, 박 의원은 "뽑기는 말이지, 먼저 잘 찍어야 해"라고 답한다.이재정 의원이 기표 도장 무늬로 완벽하게 뽑아낸 달고나를 들어 보이자 박주민 의원이 엄지를 치켜들고, "잘 찍고 잘 뽑자"고 말하는 내용으로 영상은 마무리된다.이외에도 민주당은 인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 영상을 활용해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공약을 홍보하는 등 온라인 홍보에 적극 나섰다. 국민의힘은 당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를 통해 서울·부산시장 후보들의 유세 현장을 생중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유세 현장에 모이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것이다.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시티즈 스카이라인'이라는 게임을 통해 자신의 공약을 구현한 'V-서울' 시리즈로 정책 홍보하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VIP 논란'을 '셀프 디스'한 것이다.앞서 오세훈 후보는 산업통상자원부의 북한 원전 건설 추진 보고서 파일명 'v'가 'VIP(대통령의 약어)'라고 주장했다가 역풍을 맞았다.박주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v는 '버전'(version)을 뜻한다고 지적하고 "문서 작업 한 번도 안 해봤나"라고 비판했다.이외에도 일부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박영선 민주당 후보가 일본 도쿄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것을 지적하며 박영선 후보를 일장기에 합성한 패러디 게시물 등을 게재하고 있다.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