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자체 조사 나선 이재명…"선제적으로 강력대응"
LH 폭풍에 '공든탑' 흔들…이낙연·정세균 '대권구상' 비상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가 여권 대권주자들에게 '발등의 불'이 됐다.

특히 후위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과 정세균 국무총리로선 LH 사태 대응이 향후 행보와 직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위원장은 지난 9일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상임선대위원장으로서 4·7 재보선 선거 운동에 '올인'하면서 지지율 반전의 발판을 만들겠다는 각오였다.

그러나 LH 사태가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며 선거 지원이 충분히 조명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당 대표 재임 기간 정부를 최대로 압박해 "이낙연표 추경"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던 4차 재난지원금 효과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 위원장 측 관계자는 15일 통화에서 "LH 건으로 당 지지율 전체가 빠지고 재보선 여론에도 영향을 주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국민들에게 정부와 당이 정말 성의있게 대응하고 있다는 신뢰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LH 폭풍에 '공든탑' 흔들…이낙연·정세균 '대권구상' 비상
정 총리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안정을 전제로 재보선이 끝나고 당에 돌아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LH 사태라는 변수를 만났다.

정 총리 측 관계자는 "정부 합동조사단을 지휘하며 LH 사태 한복판에 서게 됐다"며 "첩첩산중인 상황이지만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문제 해결 능력을 입증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애초 대선 경선 일정을 고려해 정 총리가 늦어도 4월 안에 당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LH 사태로 이 시기가 5월 초까지도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두 사람의 메시지가 한층 선명해진 것도 이런 위기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거취에 대해 이 위원장은 "자리에 연연하는 분이 아니라고 굳게 믿는다"고 했고, 정 총리도 "변 장관이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당 지도부가 '변창흠 경질론'에 대해 공식적으로 선을 긋는 상황에서 두 주자가 한발 앞선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다.

대권주자로서 민심의 흐름을 민감하게 살핀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는 부동산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다"(정 총리), "망국병이었던 부동산 범죄의 씨를 말리겠다"(이 위원장) 등 수위 높은 단어로 강력한 척결 의지를 내비치는 것도 두 주자가 비슷하다.

LH 폭풍에 '공든탑' 흔들…이낙연·정세균 '대권구상' 비상
여권 1위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도 3기 신도시가 경기도 관할 지역이라는 점에서 LH 사태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만에 하나 경기도 공무원이 관여된 정황 등이 발견된다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 지사는 정부 조사와 동시에 경기도 자체 조사에 착수하는 등 발본색원·일벌백계 메시지를 연일 내고 있다.

이 지사 측은 "선제적으로 강력하게 대응하며 이 사태를 정확하게 정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