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을 만나 “공수처와 민주당은 협업 관계”라고 말했다. ‘권력기관과 고위공직자 견제’를 이유로 공수처법을 강행했던 여당이 공수처가 출범하자마자 기관의 중립성을 훼손하는 발언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김 처장의 예방을 받고 “민주당의 검찰개혁은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라며 “공수처는 권력기관 내부의 잘못된 관행과 문화, 의식 또는 특혜 이런 게 없어지고, 맑고 투명한 공직사회가 되도록 함께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공수처와 민주당은 협업 관계라고 할 수 있다”며 “큰 기대를 안고 처장님의 맹활약에 주목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처장은 “공정한 수사와 고위공직자 부패 그리고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대한 국민의 열망과 관심을 너무 잘 알고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고 했다.

이날 이 대표의 발언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공정과 중립을 중시하는 공수처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 역시 공수처의 수사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협업 관계’를 강조하는 것이 부적절했다는 것이다.

실제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의 수사 대상은 대통령과 국회의장 및 국회의원, 대법원장 및 대법관 등 고위공직자다. 민주당은 지난 21일 허영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앞으로 공수처가 공정과 투명의 원칙을 지켜내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견제하고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