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입당 또는 합당을 유도하기 위해 내부 경선 룰을 조율하고 있다. 안 대표 등 외부 인사는 예비경선을 면제하고 입당·합당 후 본경선을 함께 치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안 대표는 이번주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비공개 회동을 할 예정이어서 구체적인 단일화 방안이 논의될지 주목된다.

10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최근 회의에서 안 대표와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당 밖 유력 주자들이 국민의힘 본경선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했다. 예비경선에 참여하지 않은 인사 가운데 여론조사에서 일정 기준 지지율이 나올 경우 본경선에 바로 참여할 수 있도록 특례조항을 두는 방안도 회의에서 언급됐다. 국민의힘 공관위 관계자는 “본경선은 안 대표 등 모든 야권 인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공관위원들 간 이견이 없었다”고 전했다.

오는 18일 시작되는 경선 후보 등록 전에 안 대표가 당에 합류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본경선을 사실상 야권 통합 경선으로 치르겠다는 게 국민의힘 내부 전략이다. 당 예비경선 뒤 안 대표의 입당 또는 국민의당과의 합당이 결정되면 안 대표를 본경선에 바로 붙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 대표는 이에 대해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진용도 안 갖춘 상태에서 당에 들어와라 하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며 “(논의 시점이) 너무 빠르다”고 했다. 오 전 시장과 나경원 전 의원 등의 출마 여부가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합당 및 입당 논의를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정치에서 중요한 건 의원 수보다 지지율”이라며 “23%(국민의힘 지지율)가 9%(국민의당 지지율)를 무시할 수는 없다”고 했다. 추후 합당 논의가 본격화되면 ‘지분 싸움’에서 결코 밀리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안 대표는 이번주 오 전 시장과 비공개 회동을 하고 단일화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오 전 시장은 지난 7일 안 대표의 입당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후보 등록 전날인 17일을 시한으로 안 대표의 결정을 요구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여러 야권 관계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겠다는 차원”이라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