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보고서…"발암물질 배출한 비료공장 허술히 점검"
"장점마을 암 집단 발병 뒤엔 익산시의 부실한 관리감독"

익산 장점마을의 암 집단 발병 뒤엔 익산시의 부실한 관리·감독이 있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마을 주민들이 관리 소홀 책임을 물어 전북도와 익산시에 낸 17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감사원은 6일 '익산 장점마을 집단 암 발생 사건 관련 지도·감독 실태' 감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작년 4월 마을 주민과 시민단체의 공익감사 청구에 따라 암 집단 발병과 관련해 익산시가 관리 책임을 다했는지 여부를 살핀 결과다.

장점마을에선 지난 2001년 인근에 비료공장인 금강농산이 생긴 후 주민 15명이 암으로 숨졌고, 수십 명이 암 투병 중이다.

작년 환경부 조사 결과 금강농산에서 담뱃잎을 불법 건조할 때 나온 발암물질이 발병 원인으로 드러났다.

퇴비로만 써야 하는 연초박(담뱃잎 찌꺼기)을 KT&G로부터 사들여 불법으로 유기질 비료로 만드는 과정에서 발암물질이 발생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익산시는 지난 2009년 사용이 금지된 연초박과 주정박(술 생산 후 나온 곡물 찌꺼기) 등을 유기질 비료 원료로 쓰겠다는 금강농산의 신고서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수리했다.

담당 직원 A씨가 연초박 등을 유기질 비료 원료로 쓸 수 있는지 비료 담당 부서에 확인하지 않고 신고서를 수리해 오염물질 발생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것이 감사원 지적이다.

부실 점검·지도 사례도 잇따랐다.

익산시는 환경오염물질 배출시설 지도·점검 규정에 따라 이 비료공장을 연 2회 점검해야 했지만, 금강농산이 연초박을 반입한 2009∼2016년 불과 2번만 점검해 불법 유기질 비료 생산 사실을 적발하지 못했다.

또한 비료공장이 주민 암 발생과 관련됐다는 보도가 나자 금강농산을 조사하면서 지붕에 설치된 대기 배출관을 검사하지 않거나, 공장에서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이어졌지만 원인 분석 없이 형식적 점검에만 그쳤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