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포함 진보진영 비례후보 '파견' 방식…"연합명부는 소수정당 배려"
이해찬 대표에 보고…"당내 공론화 본격화 단계"
시민단체 10일까지 창당 계획…민주, 비례후보 정한 뒤 '합류' 방안 유력
여, 시민단체 '연합정당' 창당 제안서 접수…"거의 유일한 수"

4·15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개혁·진보 진영 비례대표 후보를 모은 '선거연합 정당' 창당 시나리오에 비중을 두고 본격적인 검토에 착수했다.

주권자전국회의 등 시민단체들이 '미래한국당 저지와 정치개혁 완수를 위한 정치개혁연합(가칭) 창당' 제안서를 민주당에 송부하면서다.

그동안 민주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논의가 주로 핵심 인사들의 '비공식 테이블'에서 이뤄졌다면, 이제는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관련 논의를 본격 개입할 것으로 보인다.

당 핵심관계자는 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주권자전국회의 등 시민단체들로부터 정치개혁연합 창당에 관한 제안서를 받았다"며 "이 대표에게 이를 보고했고, 관련한 고민을 당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의 제안은 민주당과 정의당, 녹색당, 미래당 등 진보·개혁세력들이 힘을 합쳐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을 창당하고, 각 정당의 비례대표 후보들을 여기에 '파견'하자는 것이다.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비례대표 의석 확보에만 목표를 둔 '꼭두각시' 정당이라면, 진보·개혁 진영의 연합정당은 공동의 정책지향과 가치를 토대로 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뉴질랜드의 '연대'(Alliance)와 같은 연합정당을 유사한 사례로 꼽기도 한다.

민주당 핵심 인사들은 일단 이 같은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한국당 '모델'을 따르지 않으면서도 비례대표 의석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 아니냐는 것이 이 방안을 물밑에서 검토한 인사들의 전언이다.

아울러 소수정당의 원내 진입을 열어주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까지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명분과 실리를 챙기면서 유권자들에게 호소할 '공간'을 열 수 있다는 것이 내부적인 판단이다.

민주당 핵심 인사들은 이 시나리오를 현실화할 경우 나타날 문제점에 대한 대응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일단 연합 '파트너'들과의 협상 문제다.

시민단체들의 제안대로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을 만들면, '민주적 절차'에 따라 '비례대표 후보 연합명부'를 작성해야 한다.

민주당을 비롯해 참여하는 정당이 파견하는 비례대표 후보들에게 순번을 매겨야 한다는 의미다.

이때 각 정당이 당선권에 각 몇 명씩을 배치할지를 놓고 '다툼'이 벌어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욕심을 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즉 당초 비례대표 확보 가능 의석이라고 여긴 '7석+α'를 제외하곤 소수정당들에 몫을 모두 돌리겠다는 것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원래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중소기업(소수정당)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대기업(민주당)은 별로 욕심낼 생각이 없다"며 "애초 취지대로 소수정당들에 제대로 몫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이고, 민주당은 원래 병립형 비례대표(17석) 중 확보할 수 있었던 몫(7석 수준)에서 약간 더하는 정도로만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의당도 현재로선 연합정당 아이디어에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참여하게 된다면 원래 기대하던 수준의 의석은 확보할 수 있도록 협조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른바 '통 큰 양보'로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의 '성공'을 견인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실제 협상에 착수해 순번을 정하는 과정에서 불거질 '밥그릇 다툼', 이 같은 '몫 배분' 과정을 선거법에 명시된 '민주적 절차' 원칙으로 실현할 수 있을지 등은 여전히 만만치 않은 숙제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정의당이 민주당의 이런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다는 점도 고민이다.

당 내부에서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우선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하고자 이미 경선 절차를 밟고 있는 인사들에 대한 설득도 그중 하나다.

당장 비례대표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우상호)는 오는 2∼4일 면접 심사, 10∼11일 국민공천심사단 투표, 14일 중앙위원회 순위 투표 등 관련 일정을 대부분 확정한 상태다.

이와 관련, 이 관계자는 "당의 방침으로 정하고 당위성을 설명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당이 '비례 연합정당'에 참여하게 된다면 정봉주 전 의원의 '열린민주당'에는 분명히 선을 그을 방침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정당에 참여한다면 그것은 민주당에 보내는 정당투표가 사표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유권자의 마음을 담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혼란스럽게 하는 요소들은 차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열린민주당'의 연합정당 합류 가능성에 대해선 "거기는 들어올 틈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참여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당 핵심인사들은 이 방안이 거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보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으로선 현재대로 가거나, 만약 선택을 한다면 연합정당 참여가 거의 유일한 수일 것"이라며 "통합당처럼 비례민주당을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선관위의 4·15 총선 후보 등록기간이 오는 26∼27일인 점을 고려하면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는 것이 당 안팎의 분석이다.

일단 시민단체들은 '정치개혁연합' 창당을 오는 10일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민주당이 이에 참여한다면 후보들의 합류는 자당의 비례대표 경선이 완료되는 이달 중순께가 될 전망이다.

다만 어떻게 하더라도 결국 개정 선거법을 스스로 뒤집음으로써 역풍이 자명하다고 보는 '비례정당 불가론', 소수정당과 협상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므로 자체 창당으로 가야 한다는 '독자창당론'이 여전히 당내에 존재하고 있어 향후 당 안팎의 논쟁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 시민단체 '연합정당' 창당 제안서 접수…"거의 유일한 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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