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인권단체 "국내서 재판받게 했어야"
보수 야권 "둘이서 16명 살해했다고?"
"북한 눈치보느라 사건 숨기려 했나"
8일 오후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자유민주정치회의 관계자 등이 지난 2일 동해에서 나포된 북한 주민 2명에 대한 정부의 송환 방침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8일 오후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자유민주정치회의 관계자 등이 지난 2일 동해에서 나포된 북한 주민 2명에 대한 정부의 송환 방침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북한 주민 2명을 강제 추방한 것에 대해 대북 인권 단체들이 잇달아 규탄 성명을 내고 있다.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과 북한인권위원회(HRNK) 등 18개 대북 인권 시민단체는 지난 10일 성명을 통해 "고문 위험 국가로의 송환과 인도를 금지한 국제법을 위반해 북한 선원 2명을 성급하게 추방한 한국 정부를 규탄한다"며 "정부의 처사가 문명국의 기본 양식과 보편적인 인권 기준을 저버린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게 한다"고 했다.

이들 단체는 "통일부는 이들이 동료 16명을 살해하고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는 것을 추방 이유로 밝혔다. 그러나 대한민국 영토에 도착한 북한 주민에게 헌법이 보장하는 적법절차의 틀 안에서 변호인 조력을 받고 형사책임 문제를 규명할 기회를 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1995년 가입한 유엔 고문방지협약 제3조는 고문 위험 국가로의 추방·송환·인도를 금지하고 있다"며 "남북한 사이에는 범죄 혐의자 인도에 관한 협정이나 합법적인 근거와 절차가 없으므로 강제송환은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국회에 진상조사를 촉구하며 북한 당국을 향해서는 송환된 두 사람에게 고문이나 사형 등 극단적인 처벌을 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이번 성명에는 1969년 KAL기 납치피해가족회,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북한민주화네트워크, 통일전략연구소,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등이 참여했다.

탈북민들로 구성된 북한인권단체총연합과 '탈북민 모자 사인 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도 11일 광화문에서 탈북민 강제 추방 조치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지난 7일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2일 동해상에서 나포한 북한 주민 2명을 이날 오후 3시 10분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관계 당국이 합동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은 20대 남성으로 동해상에서 조업 중인 오징어잡이 배에서 동료 승선원 16명을 살해하고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수 야권에서는 의심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북한 주민 2명이 좁은 배 위에서 동료 16명을 살해했다는 정부 당국 설명은 현실성이 없다는 것이다.

또 해당 북한 선원들의 북송 사실은 국회에 출석한 청와대 관계자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한 언론에 포착되면서 우연히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에는 "오늘 오후 3시에 판문점에서 북한 주민 2명을 송환할 예정이다. 북한 주민들은 11월 2일에 삼척으로 내려왔던 인원들이고 자해 위험이 있어 적십자사가 아닌 경찰이 에스코트 할 예정"이라고 쓰여있었다.

이에 국회에서 질의 중이던 야당 측 외교통일위원들은 김연철 통일부 장관에게 "당장 송환을 멈추라"고 요구했지만 그 직후 판문점을 통해 해당 선원들에 대한 추방 절차가 완료됐다. 이에 야당 측은 "북한 눈치를 보느라 사건을 숨긴 것 아니냐"며 항의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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