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동양대 교수 연구실.  /연합뉴스
정경심 동양대 교수 연구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최근 뇌종양과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 15일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진단 결과가 그렇게 나온 것은 사실”이라며 “심각성 여부는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14일 오전 9시 30분부터 5차 소환 조사를 받았으나, 조 전 장관 사퇴 소식이 전해진 이후 건강 문제로 조사 중단을 요청해 귀가 조치됐다. 정 교수는 곧바로 자택이 아닌 한 병원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영국에서 유학 중이던 2004년 강도를 피하기 위해 건물에서 탈출하다 추락해 두개골 골절상을 당했다. 이후 정 교수는 두통과 어지럼증 등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뇌종양·뇌경색 판정이 과거 부상과 관련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정 교수의 건강 악화가 조 전 장관 사퇴 결심을 앞당긴 배경 중 하나가 됐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주진우 전 시사인 기자는 조 전 장관의 전격적인 사퇴 이유로 정 교수 건강 문제를 꼽았다.

주 기자는 15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정 교수가 최근 뇌경색과 뇌종양 진단을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주 기자는 조 전 장관과 오래 알고 지낸 사이라면서 “(정경심 교수가) 뇌경색과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며 “그래서 (조국 전 장관이) 이래서는 더 끌 수가 없다. 자신의 결심을 앞당긴 가장 결정적 계기가 아니었을까”라고 했다.

검찰은 정 교수의 추가 소환 일정과 관련해 "정 교수 측이 진단서 등을 제출하면 살펴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조서 열람조차 하지 않고 급히 귀가해 병원을 찾았던 정 교수는 이날 밤 9시 5분쯤 본인의 페이스북에 "그대에게, '우리'에게, 그리고 나에게"라는 글 한 줄과 함께 박노해 시인의 시 '동그란 길로 가다'를 올렸다.

정 교수는 "누구도 산정에 오래 머물수는 없다. 누구도 골짜기에 오래 있을수는 없다"며 "삶은 최고와 최악의 순간들을 지나 유장한 능선을 오르내리며 가는 것"이라는 시 내용을 옮겨 썼다.

그러면서 "절정의 시간은 짧다. 최악의 시간도 짧다. 천국의 기쁨도 짧다. 지옥의 고통도 짧다"며 긴 호흡으로 보면 좋을 때도 순간이고 어려울 때도 순간인 것을"이라고 이어갔다.

이어 "돌아보면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니고 나쁜게 나쁜 것이 아닌 것을. 삶은 동그란 길을 돌아나가는 것"이라며 "그러니 담대하라. 어떤 경우에도 너 자신을 잃지 마라. 어떤 경우에도 인간의 위엄을 잃지 마라"고 시를 끝까지 쓰고 글을 마무리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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