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들, 한미정상회담 결과 놓고 엇갈린 분석
"3차회담·스몰딜 가능성 열려" vs "대화재개 진전 신호 안보여"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북미대화의 동력을 되살리고 비핵화 진전 방안을 모색한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를 놓고 미 전문가의 분석은 엇갈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스몰딜'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 북미대화 진전의 발판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북미정상회담 무용론도 나왔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CNI) 국방연구소장은 이날 연합뉴스에 보낸 논평에서 "문 대통령이 오늘 정상회담에서 최우선 과제로 꼽은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대화를 지속하고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하는 것이었다"며 "그 기준으로 보면 문 대통령이 목표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카지아니스 소장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스몰딜'에 개방적일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을 갖고 문 대통령은 조만간 김 위원장을 테이블 앞으로 돌아오게 하도록 모든 노력을 집중할 것"이라며 "이는 모멘텀을 잃지 않도록 가까운 미래에 또 한 번의 남북정상회담을 예상할 수 있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된다면 문 대통령은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간극에 다리놓기 작업을 하면서 외교적 돌파구를 위한 무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많이 부족한 것인 북미의 신뢰를 쌓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문 대통령은 미국과 북한 사이의 모든 협상에 관여하는 촉진자일뿐 아니라 어쩌면 구세주가 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만약 그가 비상시에 끊임없이 개입하지 않았더라면 우리가 1년 반 이상 누린 '불안한 평화'를 얻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회담 결과에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재개에 대한 진전을 시사하는 것은 조금도 보이지 않는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매닝 연구원은 비핵화 대화의 모멘텀을 지속하기 위해 3차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3차 정상회담 구상은 오락적 가치를 뺀다면 전혀 말이 안 된다"며 "톱다운(하향식) 외교의 한계는 여실히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스트라이크가 3개면 아웃이다"라고도 했다.

그는 "지금까지 김정은은 모든 것을 자기 뜻대로 하길 원했다"며 "이제 그는 아마 대안으로, 또는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해 중국, 러시아와 협상하려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핵무기확산방지를 위한 비영리재단 '플라우셰어스펀드'(Ploughshares Fund) 소속 캐서린 킬로 연구원은 "오늘 정상회담은 모멘텀 측면에서는 좋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바꾸는 데서는 그렇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킬로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스몰딜을 받아들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그가 (일괄타결식) '빅딜' 주장과 제재 완화를 거부하는 것은 이와는 상반되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의 상충하는 발언을 지적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성과는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활발하게 조정하고 연합전선을 보여준 것"이라며 "그것은 미국과 한국이 불협화음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