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상근부원장 인사를 두고 당내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김세연 원장이 추천한 조대원 경기 고양정 당협위원장 인선에 황교안 대표가 제동을 걸고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자칫 해묵은 계파 갈등이 다시 불거질 우려가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1일 한국당에 따르면 여연 이사장을 겸직하고 있는 황 대표는 지난 19일 상근부원장을 결정하기 위한 여연 이사회를 돌연 취소했다. 황 대표는 이사회 취소를 둘러싼 뒷말이 무성하자 “조금 더 살펴볼 게 있어 (이사회가) 연기됐다”며 “특정인의 문제가 아니고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황 대표 일정이 여의치 않아 이사회가 미뤄진 것으로 안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조 위원장의 임명이 논란을 빚는 이유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뒤 일부 경쟁 후보들의 우경화 발언을 강한 톤으로 비판한 전력이 있어서다. 조 위원장은 당시 “태극기부대는 당을 떠나라”고 주장하는 등 당내 강성 친박(친박근혜)계 후보들과 대립각을 세웠다.

당 안팎에서는 황 대표가 핵심 당직인 여연 원장직에 비박(비박근혜)계인 김 원장을 임명한 만큼, 부원장직에는 친박 인사를 배치하려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당 관계자는 “여연이 비박·개혁보수파 일색으로 채워질 경우 당 지도부가 제어할 수 없는 조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조 위원장에 대한 당내 반대 기류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김 원장의 인사권도 존중해야 한다”며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김 원장이 직을 박차고 나가버릴 가능성이 있어 지도부로서도 고민이 클 것”이라고 전했다.

김 원장은 “당분간 황 대표가 4·3 보궐선거에 집중하기로 한 만큼 당장 다음 이사회 일정을 잡기가 쉽지 않다”며 “선거 후 이사회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