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대상자 선정 문제로 갈등
횡성한우 브랜드 통합 위기…횡성축협 협상 잠정 중단
횡성한우 브랜드 통합 문제가 위기에 빠졌다.

강원 횡성군과 횡성축협은 13일 세 번째 실무협의를 갖고 브랜드 통합을 위한 구체적인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횡성축협이 협상 잠정 중단을 선언하고 불참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횡성군과 횡성축협은 실무추진단이 단일화 합의안과 찬반투표 대상자 등을 확정해 11월 30일까지 단일화를 결정하면 찬반투표 결과에 승복하기로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양측은 앞서 두 번의 실무협의를 통해 통합 방향을 설정했고 이번 회의에서는 통합 논의를 위한 여론조사 방법 등 보다 구체적인 방안을 의논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7일 횡성군의회가 횡성한우 브랜드 통합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횡성군의회는 성명에서 "횡성군이 횡성한우와 횡성축협한우라는 브랜드 이원화에 따른 소비자 혼란 해소 등을 위해 브랜드 통합의 당위성을 설명했으나 횡성축협은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고 축산인들 생존권을 위협하는 일이라며 횡성한우축제에도 불참하며 크게 반발했다"고 주장했다.

군의회는 횡성군과 축협이 당초 약속한 합의서를 토대로 적극적으로 협의해 군민 모두가 공감하는 합리적인 브랜드 통합 합의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과 횡성한우 발전을 위해 서로 협력하고 노력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횡성축협은 "통합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었다"며 "군의회는 협상 진행이 안 될 때 조정을 해야 하는데 횡성군 의견만 듣고 일방적인 성명을 발표한 것에 대해 우려스럽다"며 반발했다.

횡성축협은 13일 이사회를 열고 브랜드 단일화 협상을 잠정 중단키로 결의했다.

횡성축협은 "이달 말까지 협상 결과를 내기 위해 실무협의가 진행되는 중에 이장연합회와 군의회의 성명 발표는 협상을 횡성군에 유리한 쪽으로 끌고 가려는 압박"이라며 "공정한 협상 분위기가 조성될 때까지 당분간 협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협상 중단에는 브랜드 단일화 합의 핵심인 찬반투표 대상자 선정 문제가 깔려있다.

횡성군은 횡성한우가 전국 최고 브랜드가 된 것은 축산농가와 관련 기관의 노력도 있었지만, 횡성군이 1995년부터 1천억원을 투자한 명품화 사업이 원동력이 됐다는 이유로 일반 주민도 투표에 참여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횡성축협은 횡성한우의 70%를 축협에서 유통하고 있고 1천400여 명 조합원 생계 문제인 만큼 조합원 중심으로 대상자를 선정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