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첫 북미정상회담이 끝나자 중국에 이어 러시아가 기다렸다는 듯이 북한에 대한 제재 해제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이날 대북제재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그런(제재 해제나 완화)방향으로의 조치에 대해 생각해보는 게 당연하다”고 말햇다. 네벤쟈 대사는 “(비핵화와 경제제재는)쌍방향으로 진척돼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달 안보리 순회 의장이기도 한 네벤쟈 대사는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논의하기 위한 안보리 회의 가능성에 대해 “아직 아무런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직접 관련된 인사들로부터 얘기를 듣는 것은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북미 정상회담 직후 언론에 제공한 논평에서 “북한이 안보리 결의를 이행하거나 준수하는 상황에서 필요에 따라 제재조치를 조정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면서 “이는 제재를 중단하거나 해제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밝혓다.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도 같은 날 사평에서 “이제 대북제재를 적당히 완화해야 할 때가 됐다”면서 “향후 미국은 북한과 양호한 소통을 통해 적대감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다른 UN 외교관들은 여전히 UN의 대북제재를 해제해선 안된다고 밝혔다.대북제재위원회 순회의장을 맡고 있는 카렐 반 오스터롬 네덜란드 대사는 “우리는 제재에 대한 완전한 이행으로 (북한에 대한)압박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과 중국의 급속한 밀착 속에 평양과 중국 청두(成都)를 잇는 직항 노선의 첫 운항이 오는 28일 시작된다고 중국 청두상보(商報)가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에 따르면 북한의 국적 항공사인 고려항공은 오는 28일 평양과 중국 서남부의 쓰촨(四川)성 성도 청두를 직항으로 잇는 전세기 운항을 시작하며 중국 내 노선 확대에 나서게 된다. 여기에는 밍푸(名芙)국제여행사 등 청두지역 10개 여행사가 처음으로 모집한 중국 관광객들이 탑승한다. 현재 고려항공은 중국에서 베이징, 상하이, 선양 등에서만 정기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한반도 주변정세의 완화 속에 중국의 국적 항공사인 에어차이나가 지난 6일 베이징과 평양 간 노선 운항을 7개월 만에 재개한 직후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