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는 6·13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12일 취약 지역을 돌며 마지막 유세를 펼쳤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마지막 유세 일정을 본뜬 부산~울산~대구~서울 등 ‘문재인 루트’를 택했다. 자유한국당은 이재명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 의혹’으로 민심이 출렁이고 있는 수도권 공략에 화력을 집중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12일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왼쪽 두 번째) 등 울산 지역 출마자들과 거리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12일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왼쪽 두 번째) 등 울산 지역 출마자들과 거리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與 ‘문재인 마케팅’에 총력

민주당은 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에서 시작해 울산과 대구, 대전을 거쳐 서울로 올라오는 이른바 ‘경부선 벨트’를 돌며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 대선 때 문 대통령의 선거 마지막 날 유세와 판박이 코스다.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앞세워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겠다는 지도부의 전략적 판단에서다.

민주당은 이날 공식 유세를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의 사무실에서 미·북 정상회담 생중계를 시청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추미애 대표는 “70년간 이어져 온 냉전시대에 마침표를 찍는 역사적 회담이 열리는 날”이라며 “(회의 성사 전) 한때 난기류가 흘렀던 양국을 회담장으로 이끈 문 대통령의 역할이 컸다”고 평가했다.

강기정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부산은 ‘한반도 신(新)경제지도’의 주요 축이자 광활한 유라시아로 나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집권당으로 부산에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현 정부의 높은 국정 지지율과 남북한 및 미·북의 ‘해빙(海氷) 무드’를 발판 삼아 지지층을 총결집하겠다는 것이다.

추 대표는 울산 지원유세에서도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북한과의 대화가 ‘위장 평화쇼다’ ‘미·북 정상회담을 하면 안 된다’고 발목을 잡았다”며 “한반도 평화시대를 위해 문 대통령과 민주당에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다. 또 “남북 교류가 시작되면 값싼 러시아 천연가스가 연결돼 울산의 산업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밤 12시까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와 함께 젊은 층이 모여 있는 서울 명동과 홍대입구에서 유세전을 펴며 선거 운동을 마무리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 두 번째)가 12일 서울 강남역 거리유세에서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세 번째) 등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 두 번째)가 12일 서울 강남역 거리유세에서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세 번째) 등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野 ‘이재명 심판론’으로 경기 공략

한국당 지도부는 선거 막판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고 판단한 경기에서 집중 유세를 했다. 이날 저녁엔 ‘태극기 부대’의 단골 시위장소인 서울 정동 대한문 앞에서 일정을 마무리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배우 김부선 씨와의 스캔들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이재명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다. 김 대표는 “(김씨의 주장에 따르면) 이 후보는 김씨와의 불륜으로도 모자라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협박죄를 저질렀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의 ‘미투’에 이어 나온 이 후보의 스캔들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경기 안산 지원 유세에 나선 홍준표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독주를 막아달라며 막바지 보수층 결집에 나섰다. 홍 대표는 “선거 전 예측은 대부분 빗나갔고, 뚜껑을 열어봐야 민심을 알 수 있다”며 “지방선거까지 통째로 넘어가지 않도록 국민이 견제해달라”고 호소했다.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수도권과 대구·경북, 호남 등으로 나눠 유세를 펼쳤다.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은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출마 지역인 서울에서 유세를 마무리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