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4일 ‘깜짝 격전지’로 떠오른 제주도로 총출동했다.

육지와 달리 상대적으로 ‘여풍(與風)’이 미풍에 그치고 있는 제주에서 바람을 일으켜 판세를 뒤집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6·13 지방선거를 9일 앞둔 4일 오전 제주시의 문대림 제주지사 후보 선거캠프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를 열었다. 제주도는 최근 민주당이 ‘경합’으로 분류하고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지역으로 바뀌었다. 당 지도부 회의가 제주에서 열린 것은 지난해 대통령선거 때 이후 처음이다. 위기감을 반영하듯 이날 회의에는 추미애 대표와 이해찬 수석공동선거대책위원장, 이석현·강기정·전해철·박영선·우상호 선거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대거 참석했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도 이날 오후 제주를 찾아 문 후보를 지원사격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제주 발전을 집권 여당이 직접 챙기겠다며 구애에 나섰다. 추 대표는 “문 후보가 경선을 마치자마자 초반에 네거티브 공격을 많이 당했다”며 “지금은 (지지율이) 박빙으로 가고 있다. 제주의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앙당 차원에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해찬 위원장은 “문 후보는 청와대에서 지역균형발전 비서관(제도개선 비서관)을 하면서 여러 창의적 정책을 입안했다”며 “이번 선거는 제주도를 정말로 탄탄하게 만들 기회다. 문 후보에 대한 성원을 간곡히 부탁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 지도부의 총출동에 원희룡 후보는 “집권여당 수뇌부가 총출동한 것을 보니 제주도가 이번 선거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맞받았다. 제주지사 선거전은 바른미래당 소속이던 원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판세에 변화가 생겼다. 여기에 문 후보와 김우남 전 의원의 민주당 경선 후유증도 원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김 전 의원이 선거캠프에 합류한 데다 제주 현역의원 3명을 포함한 조직세가 본격 가동됨에 따라 뒤집기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스1 제주취재본부가 엠알씨케이에 의뢰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제주도민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9명 대상, 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포인트, 응답률 18.0%) 결과에 따르면 원 후보의 지지율은 46.0%, 문 후보는 35.4%로 나타났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