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이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을 통해 벌이던 상호 비방을 자제하고 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22일 “북한이 대남 확성기방송에서 우리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을 줄였다”고 말했다. 북한이 대남 비판 방송을 줄인 시점은 지난달 9일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이후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확성기 방송도 심리전의 일환이기 때문에 상호 대응적인 측면이 강하다”며 “고위급회담을 전후로 남북이 모두 확성기 방송에서 상호비방을 줄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합동참모본부가 지난해 월간 단위의 ‘심리작전지침’을 통해 대북확성기 방송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언급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방송 내용을 조율하는 합참 심리전위원회는 일선에서 방송을 제작하는 PD와 작가들이 이 같은 지침을 준수하도록 주간 단위로 통제했다. 심리전단은 김 위원장을 직접 거론하는 대신 “고위층은 호의호식하는데 주민들은 굶주리고 있다”는 정도로 북한 체제에 대한 비판 수위를 크게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정인설 기자 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