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노동유연성 없이 성장 불가능… 한국형 하르츠 모델 만들 것"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사진)는 22일 “노동 유연성을 확보하면서도 우리 현실에 맞게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는 ‘한국형 하르츠 노동개혁’ 모델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노동 유연성 없이는 혁신 성장이 불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르츠 개혁은 독일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 때인 2002년 2월 구성된 하르츠위원회가 제시한 4단계 노동시장 개혁 방안을 말한다. 그는 “귀족 강경 노조에 휘둘려 노동시장이 더욱 경직되고 있다”며 “노동개혁은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문재인 정권이 시작도 하지 못하고 있는 산업 구조조정, 노동시장·자본시장 개혁이라는 3대 경제 혁신을 한국당이 앞장서서 하겠다”며 “생존이 불가능한 산업은 아무리 힘들어도 정리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우리 금융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자본시장 개혁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지난해 국회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논란이 된 복지 예산과 관련해 “한국당이 서민 복지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며 “도움이 필요하지 않은 국민에게까지 돈을 뿌리는 포퓰리즘을 바로잡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6월 지방선거를 “문재인 정권의 좌파 폭주에 맞서 국민 여러분의 삶을 지키는 선거”라며 “좌파 국가주의로부터 대한민국과 국민의 삶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개헌 구상에 대해서는 “좌파 사회주의 개헌 시도”라며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현 정권의 개헌 시도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으며, 이를 관철시키기 위한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의 병행 실시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했다. 판세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엔 “대구시장이 예전같지 않을 것”이라며 “서울시장은 내줘도 (당 지지세를) 회복할 기회가 있지만 대구시장을 내주면 한국당은 문을 닫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모 장관이 출마 여부를 고심하나본데 공직사퇴 시한인 3월13일까지 지켜보겠다”며 “그 후에 우리 후보를 결정하겠다. 특단의 대책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대구시장 후보 감으로 여권에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을 겨냥한 발언이다.

홍 대표는 기자회견 말미에 “나는 문 대통령처럼 답변을 써주는 프롬프터도 없다. 문 대통령은 기자들이 물으면 실시간으로 프롬프터에 (답변이) 올라오더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당시 대통령이 잘 볼 수 있도록 자막을 띄운 화면이 설치돼 있던 것을 지적한 말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시 한 기자가 복수의 질문을 할 경우 혼선이 생길 수 있어 질문 요지를 프롬프터에 띄운 것”이라며 “답변은 대통령이 즉석에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