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옌둥 中부총리 "19차 당대회 끝나면 경제문호 더 개방"

미국의 원로 정치인인 헨리 키신저(93) 전 국무장관은 미국은 세계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중국과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중국 신화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7일 키신저 전 장관이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교수와 학생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미·중 대학 총장 포럼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미중 관계를 실용적이고 일상적인 문제를 해결함은 물론 한반도 문제처럼 평화와 인류의 진보를 위한 새 세계질서 창출에도 공동 노력할 수 있는 틀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중 양국이라는 두 개의 거대한 사회가 다른 목적을 추구하지만 공동 보호의 필요성이 있을 때는 통합하면서 공존해야 한다고 거듭 주문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지난 1972년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인 방중을 성사시킨 외교관으로 1971년 이후 지금까지 46년 동안 100여 차례 중국을 방문하는 등 미국의 대표적인 중국통으로 꼽힌다.

키신저 전 장관은 "중국과 중앙아시아, 그리고 유럽까지 연결하려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는 세계 무게중심이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이동한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지금의 중국처럼 특정 지역에서 패권국이 성장한 적은 없으며 중국과의 교류는 긴장은 물론 전쟁까지 유발할 수 있다"면서 "(전쟁으로 간다면) 이는 재난으로 가는 길이며 2차 대전 당시 유럽에 일어났던 일이 전 세계에 재발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우리는 중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설을 제안했을 때 미·중 양국 관계를 굳건하게 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라며 미국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일대일로가 미국 기업들을 위한 좋은 투자 기회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는 지난 20일 "일대일로가 지정학적 전략이라는 인식은 오해"라고 주장하며 미국 기업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류옌둥(劉延東) 중국 부총리도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중국은 다음 달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가 끝나면 경제의 문호를 더욱 개방할 것이라고 화답했으나 더 이상 구체적인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류 부총리는 "우리는 공급 부문의 구조개혁을 추진해 생산력이 수요에 제대로 부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개방 경제를 위한 새로운 시스템도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중국의 개방은 절대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류 부총리는 28일 워싱턴에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 공동으로 '미·중 사회·인문 대화'를 주관한다.

미·중 양국 정상들은 지난 4월 정상회담에서 사회·인문 대화 등 4대 고위급 대화 체계를 가동하기로 합의했었다.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