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 "TV토론 거부는 부정선거"…홍준표 "조용히 전대하자"
元, 긴급 기자회견…"洪, 토론회 불참 시 후보직 내려놔야"
洪측 "대선 끝난 지 얼마 안 돼 당이 자숙하는 모습 보여야"


자유한국당 7·3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직에 도전하는 당권주자들이 22일 TV 토론회 개최 문제를 놓고 격돌했다.

신상진·홍준표·원유철(이상 기호순) 중 홍 후보를 제외한 두 사람은 국민과 당원의 알 권리를 이유로 전당대회 이전에 TV 토론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쪽이지만, 홍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가 '조용한 집안행사'로 치러져야 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이다.

원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TV 토론회를 거부하는 홍 후보를 강력히 비판했다.

원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홍 후보의 거부로 지난 20일 계획됐던 CMB 광주방송 TV 토론회가 무산됐고, 홍 후보는 향후 KBS·MBC·SBS·TV조선·채널A TV 토론회도 전면 거부하겠다고 한다"면서 "당원의 알 권리 거부는 부정선거"라고 비난했다.

이어 원 후보는 "후보가 토론회에도 참여하지 못한다면 후보직도 내려놔야 한다"면서 "입장 변화가 없다면 홍 후보가 사퇴하든지 내가 사퇴하든지 사생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강수를 뒀다.

또 "이번 전대가 홍준표 개인의 '방탄 전대'가 돼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신 후보 역시 'TV 토론회에 응하지 않는 건 국민을 회피하는 것이고, 몰락과 막장드라마의 시작'이라며 TV 토론회에 반드시 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홍 후보는 TV 토론회 출연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홍 후보 측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단 당에서 공식적으로 TV 토론회에 대해 얘기한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전대는 대선이 끝난 지 40일 남짓밖에 되지 않아 국민에게 면목이 없고 당 자체적으로도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시끌벅적하지 않고 조용하고 겸손하게 당 행사를 치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당은 일단 지상파 및 종합편성채널 방송사에 공문을 보내 타진했지만, 아직 TV 토론회 일정을 확정하지는 못한 상황이다.

한편 홍 후보는 이날 오후 열린 한국당 서울시당 광역·기초의원 워크숍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TV 토론회를 안 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글쎄"라며 즉답을 피했다.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이슬기 기자 ykb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