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공 삶 살아온 혁신가…대선출마 여부 조만간 결단"
"다음 정부는 '혁신정부'…만약 대통령 되면 불평등과 전쟁"

박원순 서울시장이 차기 정부에서 국가대혁신과 개헌을 완수하고 2020년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치르자고 제안했다.

박원순 시장은 23일 서울시청에서 연합뉴스 인터뷰를 통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2019년 국민 참여 하에 새 세기를 준비하는 개헌을 완성한 뒤,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2020년 총선과 대선을 동시에 해서 새 시대를 열어가자"고 말했다.

그는 "다음 대통령은 임기가 3년으로 단축되더라도 과거 적폐 청산과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이라는 두 가지 사명을 받아 과거 어느 대통령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며 "국민 소통과 컨센서스를 만드는 데 유능한 사람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헌 논의를 막을 수가 없는 상황이지만 현실적으로 일정이 너무 짧다"고 진단하고 "다음 정부를 '혁신정부'로 규정하고 그 전제 하에 대선을 치르면 지금 개헌 관련 정치권의 불필요한 갈등이 해소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그는 국민주도 개헌을 강조하며 "실무적으로 국회 개헌특위를 중심으로 논의되겠지만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박 시장은 "4년 중임이든, 의원 내각제든, 이원집정부제든, 대통령제 대수선이든 제왕적 대통령제 개선을 위한 권력구조 개편 방안도 국민 참여에 의해 컨센서스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헌과 별도로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 국회 비례대표 확대, 선거연령 하향 등 선거법 개정 필요성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는 지역주의를 고착화하고 다양한 이해관계를 반영하지 못해 극단화된 정치문화 원인이 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선 시계가 빨라지는 상황에 대선출마 선언과 관련, "국민의 올바른 판단과 선택을 위해 조만간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고는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시대 요구와 국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민 뜻에 부합하는 결단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대선 출마 선언을 안 했지만 국민이 내년에 시켜준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 한가지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불평등과 전쟁"이라고 답했다.

그는 "재벌이 감옥 가서 형량을 제대로 산 사람이 없는 현재의 사법구조와 재벌구조가 99대 1 불평등 사회를 상징한다"며 "재벌이라도 죄에 응당한 대가를 받는 합리적 사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권변호사, 시민운동가, 자선활동가, 서울시장 등으로 살아온 박 시장은 "내 삶의 궤적에서 일관된 것은 공공적 삶과 혁신"이라며 "혁신은 새로운 세상에 대한 통찰력과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해내는 힘과 그것을 끌고 가는 끈기 있고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22일 최장수 서울시장 기록을 세운 박 시장은 "원전하나 줄이기, 공유도시, 마을공동체 귀환 등 미래시대 패러다임으로 바꾸기 위한 많은 실험을 해서 해외에서도 혁신 시장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비박계를 중심으로 부상하는 제3지대 합류 가능성은 "여러 차례 언급한대로 민주당원으로서 생각해본 적 없다"고 답했다.

촛불 정국에서의 활약에도 지지율이 답보하는 것에는 "점수가 차곡차곡 쌓여간다고 생각하고 있다.

어느날 티핑 포인트를 넘으면 갑자기 확 뜰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김동규 이태수 기자 merciel@yna.co.kr